[바보야! 문제는 특허야] '트라스트' 개발주역 민동선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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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SK케미칼의 붙이는 소염진통제 '트라스트'는 어떻게 개발됐을까.
시판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어느 곳에서도 쉽게 모방하지 못하고 있는 기술이다.
지난해 SK케미칼 의약품 분야 총 매출액의 20%를 차지할 만큼 '효자'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1991년 초 SK케미칼(당시 SK제약)은 수요층이 폭넓은 소염 진통제 시장에 패치(붙이는 형태)제품이 없다는 것에 착안,개발에 나섰다.
당시 관절염치료제는 복용약 뿐이어서 관절염 환자들은 위장에 많은 부담을 안고서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SK케미칼에서는 누가 연구를 맡을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피부에 붙이는 형태의 진통제를 만들려면 피부에 대해 잘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내부논의를 거듭한 끝에 결국 인공피부를 전공한 생명과학 연구소 민동선 수석연구원(48?사진)이 낙점됐다.
"패치는 피부를 통해 약물이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에 소염진통제 중 효과가 가장 뛰어난 '피록시캄'성분을 패치에 담기로 결정했죠.그러나 패치형태로 개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절차도 매우 까다로워 다른 경쟁사들도 기피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패치는 오래 붙이고 있으면 피부가 벌겋게 되고 가려움도 생기는 부작용이 많았다.
따라서 약물만 피부에 흡수시키고 부작용을 없애는 것이 개발의 관건이었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과 연구원들의 피를 뽑아 약물이 몸 속에 퍼지는 정도를 조사했고 직접 피부에도 붙여 부작용 여부를 관찰했었다"면서 "이러다 보니 연구실에서 밤을 새운 경우도 많았다"고 그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5년간 연구를 거듭한 끝에 96년 세계 최초로 피록시캄 성분과 패치가 결합된 48시간 약효가 지속되는 '트라스트'가 탄생했다.
"처음 제품이 나왔을 때 기뻤지만 혹시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게 나오면서 어떤 제품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민 연구원은 "현재 트라스트는 꾸준히 품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새로운 약물을 이용한 패치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