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손안대니 내게는 블루오션"…바이오벤처들, 희귀병 치료제 개발

바이오 벤처기업인 프라임팜텍은 서울대병원에서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신약 '유스솔루션'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루게릭병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뇌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돼 근육 위축과 호흡 마비가 일어나는 희귀질환. 인구 10만명당 1명 정도로 발생하며 국내에는 2000~30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스솔루션은 웅담 성분인 우르소 데속시 콜린산(UDCA)을 원료로 한 국내 최초의 루게릭병 치료제로 프라임팜텍이 지난 2004년 독자 개발했다. 유서홍 프라임팜텍 대표는 "유스솔루션을 앞으로 환자가 많은 뇌졸중,파킨슨병 등의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면 대형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블루오션을 찾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소비자인 환자의 수가 적어 시장성이 낮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을 꺼리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반면 바이오 벤처로서는 제약회사와의 개발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 소수의 환자만으로 임상시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비용이 적게 들어 영세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 벤처들의 신약 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다음 이를 유사한 다른 질환의 치료에 적용해 대형 신약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프라임팜텍 바이로메드 크레아젠 펩트론 등은 '작지만 경쟁 없는 시장',더 나아가 '미래의 대형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로 신약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만성 육아종 유전자 치료제 'VM-106'에 대해 올 하반기부터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만성 육아종은 백혈구에 면역유전자가 결핍돼 인체에 침입한 병원균을 죽이지 못하는 희귀질환.이 회사는 VM-106 관련 유전자 치료제 기술을 이용,일본 모 대학과 항암제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아젠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장암 치료제 '크레아백스'의 임상 2단계 시험을 진행 중이다. 크레아백스는 인체 내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를 체외에서 대량 배양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세포치료제다. 크레아젠은 오는 2007년께 크레아백스를 희귀의약품 신약으로 허가받는다는 목표다. 펩트론은 말단비대증 치료 신약에 대해 올 상반기 임상시험에 돌입키로 했다. 이 회사는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이 치료제를 내분비암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권척기 마케팅부장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훌륭한 역발상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