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시에,"퇴마사가 쫓지 못한 금융시장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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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앤디 시에는 미국 연준(Fed) 등이 금융시장에 떠돌았던 다양한 유령들을 쫓아냈으나 여전히 퇴치 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또한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감 등 금융시장을 자극해주고 있는 세 가지는 허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7일 앤디 시에는 ‘Three Horsemen and the Ghostbusters'란 자료에서 세계 투자자들은 저인플레-저금리-풍부한 유동성-양호한 경제성장률로 연결되는 골디락스(Goldirocks) 시나리오에 대해 상당한 믿음을 갖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연준 등 퇴마사의 성공
이는 지난해 금융시장을 떠돌아다녔던 부동산 거품-헤지펀드 위기설-채권디폴트스왑(CDS)등 파생상품 불안감-중국 버블-달러 급락설 등 모든 유령들을 연준(Fed) 등 주요 중앙은행이 완벽한 퇴마사 역할을 수행한 것처럼 비추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시에는 “이들 퇴마사들은 금융 공동체를 향해 귀신을 추방시킬 충분한 유동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려 ‘걱정말아라-행복해질거야’란 주문을 반복해왔다고 비유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었음에도 투기꾼들은 굳이 팔지 않아도 되는 사치를 누리게 되고 이 자금은 다시 아시아나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판단.
◆ 아시아 등 금융시장을 자극하는 3가지 기수(Horsemen)는 허상
시에는 “아시아와 원자재를 떠받들고 있는 3마리 기수로는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감과 원자재 강세 전망 그리고 일본의 성장붐 도래감을 꼽을 수 있으나 각각의 논리는 오류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위안화의 경우 지난 3년간 그렇게 부르짖었음에도 겨우 2.7% 절상에 그친 반면 미국대비 낮아진 중국 금리는 투기자금에 캐리 트레이드 손실을 입혀왔다고 분석했다.결국 상상 속의 동력이었음에도 중국으로,중국으로 들어온 돈은 외환보유액을 세 배이상 증가시켜주는 결과만 만들었다고 지적.
또한 원자재 강세론과 관련, 앤디 시에는 “유가 100달러 논리는 닷컴 버블때 다우지수 3만6000 이론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고“공급부족은 허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현재 계획중인 목표만 진행되어도 올해 하루 평균 원유 공급 증가분은 260만 배럴로 지난해 수요 증가분 120만배럴를 웃돈다고 설명.
시에는 “19세기 유동성 버블때도 이와 유사한 원자재 거품이 존재했다”며“원자재 수급은 단기 비탄력적임에도 금융투자자들이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들은 중국과 인도의 미래의 석유 수요까지 들먹이면서.
시에는 이어 “일본의 성장붐 열기도 내면을 들어보면 이성적이지 않다”고 평가.
유지 가능한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명목GDP 성장률이 실질 GDP 증가율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으나 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실질GDP를 뛰어 넘는 명목GDP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실제적으로 지난해 1~9월까지 일본의 실질 GDP 증가율은 2.3% 올라선 반면 명목GDP는 1%에 그쳤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는 미국 밸류에이션대비 20~30% 높게 거래되는 등 과도한 성장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 거품 붕괴 아니면 2~3년의 저성장
시에는 “이처럼 3가지 허상의 기수말고도 연준 등 퇴마사가 추방시키지 못한 유령들이 올해도 활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을 괴롭힐 유령들로 미국 등 선진 경제권내 높은 개인부채와 상대적으로 저조한 소득 증가율 정점을 통과한 부동산 시장의 소비 기여도 약화 미국의 높아진 실질금리로 인한 신흥증시로의 자금유입 속도 둔화 우려감 중국의 과잉설비 등 4가지.
시에는 “금융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현재의 투기 사이클은 유가가 오르는 만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인플레 발생으로 혹은 중국의 과잉설비에서 나올 디플레 등에 의해 종말을 고할 것”으로 전망했다.아니면 일부의 과다한 경상적자 등의 돌발적 쇼크.
인플레 발생은 금융시장에서 위험욕구를 떨어뜨릴 것이며 디플레가 초래될 경우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부채로 말미암아 퇴마사인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처방 약효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에는 “과잉설비에 의한 문제점은 이미 드러나고 있으며 과거 나스닥 버블처럼 투기자금의 위험욕구가 급격히 쇠퇴할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시에는 “자산 인플레 파티는 공짜가 없다”며“중앙은행은 과거 디플레를 막기 위해 시도했던 초저금리 정책이 상처뿐인 승리임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 결과는 버불 붕괴 아니면 2~3년의 저성장기간.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