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 서울대 학교대표 바이오벤처 '맞짱 뜬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국내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 제왕 자리를 건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두 학교의 '대표선수'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선영 교수(52)가 창업한 바이로메드와 KAIST 생명과학과 김재섭 교수(43)가 설립한 제넥셀세인.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제넥셀세인)과 12월(바이로메드) 잇따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바이오 업계 선두자리를 향한 신맞수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대학,바이오 대표주자로 민다 이 회사들에 대해서는 각 대학의 관련 학과들이 '바이오 대표 벤처로 키우자'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대결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제넥셀세인은 KAIST 생명과학과로부터 전폭적인 연구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 25명의 생명과학과 교수들은 매년 200개 이상의 연구사업을 수행하면서 사업성 높은 연구 결과를 상당 부분 제넥셀에 몰아줄 계획이다. 매년 20억원가량을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런 학과의 지원까지 더할 경우 실제 연구비 가치가 200억원대로 10배 정도 높아질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김재섭 대표는 "제넥셀세인이 생명과학과를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바이로메드 역시 유전자 치료제 상용화 과정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제품을 잘 아는 의대 교수들의 지원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생명과학부 교수들과도 많은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김선영 대표는 요즘도 생명과학부 신진 소장 교수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새로운 연구 주제와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한다. 김 대표는 "서울대 생명과학과 출신의 유일한 상장기업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과 대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그래서 교수들에게 벤처 창업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높은 기술력,수익 연결이 과제 두 회사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제넥셀세인은 초파리 유전자 연구 등 기초 분야의 다양한 연구 성과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처,사이언스 등 저명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혈관생성 촉진물질,치매 치료제,탄저균 치료제 등을 잇따라 개발했다. 코스닥 우회상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도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 임상시험 경험은 아직 없다. 바이로메드는 주로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주력,집중도와 상업화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이미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만성 육아종 및 허혈성 심혈관질환 치료제의 임상시험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기술성 평가 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실제 수익기반은 미미하다. 박종호 우리기술투자 바이오심사역은 "두 기업 모두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이 성장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