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협상 시작 2일 공식선언 ‥ 농업등 개방조율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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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이번 주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쇠고기 수입 재개 등 어려운 걸림돌을 제거함에 따라 양국 간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3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롭 포트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8일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포럼에서 "한국과 다음 달 2일께 한·미 FTA 협상을 공식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외교 소식통도 "양국 간 FTA 협상 개시에 관한 기자회견이 2월2일 워싱턴에서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이자 최강의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가진 미국과의 FTA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농업 서비스업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부시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신속협상권(TPA)이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시간적 제한에도 쫓기고 있다.
◆농업·서비스업이 핵심 쟁점
협상에선 농업과 서비스업 개방이 '뜨거운 감자'다.
농업은 미국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인 만큼 한국 농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양국 간 FTA가 타결되면 한국의 농업 생산은 최대 2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도 쌀을 개방에서 제외하고 곡물류 50%는 관세를 내리고 나머지만 관세를 없앤다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한·칠레 FTA의 전례처럼 쌀은 물론 고추 마늘 등 주요 농산물을 관세인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은 '예외없는 관세화'를 주장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과일·채소류 축산물 우유·낙농제품 곡물류 일부는 개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교육 의료 법률 회계 등 서비스업도 농업 못지 않은 쟁점분야다.
예컨대 미국의 대학병원이 국내에서 문을 열 수 있고 미국 의사가 한국에서 별도의 의사 면허시험 없이 개업할 수 있게 된다면 국내 의료업계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현재보다 서비스업 개방 수위가 20%만 높아져도 서비스 부문 무역수지가 단기간 내 18억달러가량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환경 규제 철폐도 관심
공산품 분야에선 쟁점이 많지는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FTA로 공산품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면 우리나라 제조업 대미교역이 711억달러 증가하고 생산은 단기에 3조3000억원,장기에 18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주요 경쟁상대인 중국 일본 대만 등에 앞서 미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미국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갖게 된다.
다만 서로에 피해가 예상되는 일부 업종에 대해선 이견이 예상된다.
미국의 자동차 및 철강업과 한국의 정밀기계 정밀화학업이 대표적이다.
정재화 무역협회 FTA연구팀장은 "자동차 관세 폐지로 수출은 크게 늘지만 미국산 차량의 수입 증가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업계가 관세 폐지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비스와 투자협정에서는 환경과 노동 관련 규제 철폐가 쟁점이다.
미국은 칠레 등 다른 국가와 FTA 협상을 통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을 실현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