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엔 제공하면서 우리만 환율정보 안주네‥" 中企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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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 실시간 환율 거래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율 호가제도 변경으로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일부터 외국환 은행 간 실시간 환율거래 정보(체결가격,거래량)를 은행들에만 제공하고,기업이나 해외투자은행 등에는 각 은행이 임의로 잡은 '준거환율(매입·매도 호가)'만 제공하도록 했다.
환율 정보가 실시간으로 역외세력이나 기업들에 노출되면서 빚어질 수 있는 환율의 쏠림현상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제도 변경 첫날인 이날 대부분의 대기업은 은행들로부터 환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제도 시행이 결정된 직후부터 몇몇 은행에서 실시간 환율정보를 제공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아 실시간 환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편법으로 실시간으로 환율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일부 선물회사에서는 이날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실시간 환율정보를 제공하는 등 제도 시행 첫날부터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반면 은행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영세 중소기업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인천 다이아공구업체인 A사 관계자는 "실시간 환율 동향을 알 수 없어 은행에서 30분마다 고시하는 준거환율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시차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환율을 모르다보니 앞으로 은행이 차익을 많이 남겨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송태형·김동윤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