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유동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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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대내외 재테크 자금이 빠르게 대안투자 수단에 몰리고 있다.
대안투자란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수단을 대신하는 상품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지난해 말까지 주식 채권 부동산과 관련상품,원유 금 등 실물상품에 투자됐던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최근 들어서는 개도국 통화까지 사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가치가 가장 많이 올랐다.
그동안 달러가치를 받쳐 왔던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큰 틀이 흔들리면서 개도국 통화가 크게 움직이고 있는 점을 겨냥한 투자전략이다.
또 예술품 골동품 시장에도 유동자금이 유입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일부 투기성이 강한 일부 글로벌 재테크 자금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거의 거래가 중단됐던 북한 채권에까지 손을 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유럽 친디아를 중심으로 개도국 펀드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가격변동이 심해 개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금 아연 등 광업주 펀드들로도 최근 자금유입이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처럼 대내외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대안투자에 몰리고 있는 것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수단과 펀드 등 관련 상품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개도국 통화,골동품,예술품,북한 채권과 같은 위험이 높은 투자수단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재테크 자금들이 대안투자 수단을 선호하는 것은 공격적인 경영을 표방하고 나선 국내 금융기관들의 영업전략과 지난해 높은 투자성과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했을 경우다.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원금을 까먹을 정도로 손실이 발생하면 자신들의 고객으로부터 이를 보전하라는 '최후의 통첩'(margin call)을 받게 된다.
만약 이런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펀드 형태의 글로벌 재테크 자금은 시장에서 퇴출당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투자손실을 보전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이때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되면서 일대 혼란을 겪게 된다.
특히 금리인상 국면과 맞물릴 경우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증폭된다.
1990년대 후반에 발생했던 러시아 모라토리엄(국가부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벌써부터 국내 재테크 시장에서도 투기성이 강한 펀드들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행인 것은 대내외 금리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절대수준이 낮아 유동성이 여전히 풍족한 상태라는 점이다.
또 위기 반복시 학습효과로 금융기관과 재테크 생활자들의 대응능력이 높아져 종전처럼 커다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내외 재테크 자금이 위험이 높은 대안투자까지 선호한다는 것은 그만큼 재테크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예방적·선제적 차원에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