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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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산업은행 총재로 취임한 김창록 총재(56)는 '브레이크 없는 탱크'라는 별명을 달고 다닌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에만 몰두하는 특유의 업무 스타일에서 나온 별명이다.
산은 총재 부임 이후에도 업무 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내놓고 거래기업 방문에 나서는 등 정열적으로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그의 스타일 때문인지 김 총재의 인맥(人脈)은 사실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 총재 스스로도 "특정 인물과의 친분 여부를 밝힐 위치에 있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김 총재 인맥을 그나마 꼽아보면 서울상대 69학번과 부산고 21회 인맥을 들 수 있다.
서울상대 69학번 동기 가운데 김창록 총재와 절친한 인사로는 전광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신동규 수출입은행장,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방영민 금융감독원 감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985년부터 87년까지 김 총재가 워싱턴 세계은행에 파견근무를 나가 있던 시절 함께 일했던 전광우 안진회계법인 부회장과의 인연은 좀 특별하다.
당시까지만 해도 별다른 종교생활을 하지 않고 있던 김 총재를 전도해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변신'시킨 인물이 바로 전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김 총재와 전 부회장은 지난 2001년 국제금융센터소장 자리를 '인수인계'한 인연도 있다.
전 부회장은 "워싱턴 파견근무를 마치고 몇년 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한국 땅을 밟자마자 김 총재가 찾은 곳이 바로 교회였다"며 김 총재의 청출어람(靑出於藍) 신앙심에 혀를 내둘렀다.
전 부회장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된 김 총재는 지금도 일요일만 되면 아침 일찍 서초동 '사랑의교회'로 직행,안수집사로서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교회를 통해 인맥도 넓혀가고 있다.
늦게 배운 신앙은 김창록 총재에게 또 다른 인연을 맺어주기도 했다.
현 산은 노동조합 사진환 위원장이 김 총재가 집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랑의교회의 교우(敎友).김 총재 취임 직후 사 위원장은 김 총재와 면담한 자리에서 "김 총재가 산은에 입행한 지 33년 만에 33대 총재가 돼 친정으로 돌아왔다"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대학졸업 직후인 지난 73년 산업은행에 잠시 입행했던 '산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은행을 떠났다.
산은 임원 가운데 이윤우 부총재가 입행 1년 선배이며,선임 이사인 김종배 이사는 1년 후배,나종규 이사는 2년 후배다.
서울상대 인맥과 함께 부산고 인맥도 사회 지도층 곳곳에 포진해 있다.
김 총재가 나온 부산고 21회는 그 이전까지 최고로 잘 나갔던 부산고 10회(최병렬 한나라당 전 대표,허문도 전 통일원 장관,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윤동윤 전 체신부 장관,김진영 전 육군 참모총장,정구영 전 검찰총장,허삼수 전 청와대 사정수석 등)의 영화를 재연한 기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부산고 21회 인맥으로 관가에서는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김성진 중소기업청장 등이 있다.
또 재계에는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이창렬 일본삼성 사장,김윤 시스코코리아 회장 등이 맹활약 중이다.
이 가운데 행시 15회의 대표주자로 13회인 김 총재보다 2년 뒤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성진 중소기업청장과는 산업은행이 올 한 해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으로 정함에 따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 할 사이가 됐다.
김 총재는 재정경제부 재직 시절 세계은행(IBRD),OECD대표부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다 국제금융센터소장까지 역임해 해외에도 금융과 관련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