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표준건축비 업계 반발 ‥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낮아 低품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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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6일 밝힌 판교신도시 중대형 평형의 표준건축비가 중소형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통상 주택업계 건축비의 경우 중대형이 소형보다 비싸게 책정되고 이에 따라 분양가도 높게 매겨져왔기 때문이다.
판교 중대형 표준건축비는 분양가 책정의 '가이드 라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택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택업체들은 중대형 평형의 경우 대부분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다는 현실을 감안,표준건축비를 올려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간업체 분양가 '불똥' 튀나
중대형 분양가는 중소형보다 10~20%가량 높은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업체는 직접공사비 등에서는 평형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마감재 등을 고급화해 공급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용면적 25.7평 이상 아파트는 땅값을 제외한 건축비에 별도의 부가세(전체 분양가에서는 7% 선)가 추가되므로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 작년 말 현대건설이 김포 고촌에 공급한 아파트의 경우 평형별 분양가격은 대형일수록 비쌌다.
당시 34평형 분양가는 평당 819만~937만원 선이지만 60평형 분양가는 966만~1044만원 정도로 평당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판교 중대형 표준건축비로 이 같은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이번 표준건축비 발표는 마치 민간업체들이 중대형에서 많은 이익을 거둬들이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이는 단순히 판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향후 민간시장에 미칠 파장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업계 "마감재 차이 무시한 가격" 주장
건기연 기준안 중 제1안의 경우 40.45.50평형의 표준건축비(부가세 제외시)는 각각 평당 340만원,334만원,329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모든 평형의 마감재나 품질 수준을 동일한 것으로 놓고 면적에 따라 일괄적으로 재단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주택협회 김의열 팀장은 "판교 중대형 표준건축비가 중소형보다 낮게 책정되면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품질 수준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