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구성은 ‥ 장하성·정해구 교수 등 거론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을 구성해 수시로 쓴소리를 듣겠다고 하자 어떤 인물들이 적임자인지를 놓고 설이 분분하다. 삼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3~4배수의 인물들에 대한 명단을 작성해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개별적인 접촉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학수 본부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적격성을 △평소 대기업에 비판적이고 △사회에 명망이 있으며 △본인이 (삼성의 요청을 수락할) 의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세 가지 조건에 부합되는 인물로 당장 떠오르는 이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이라고 꼽았다. 장 학장은 참여연대를 무대로 1990년대 중반부터 삼성 공격에 앞장서 그동안 '삼성 저격수'로 불려왔으나 최근에는 사고가 유연해지고 폭도 커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7일 삼성 발표에 대해서도 "금융계열사 분리 등 향후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삼성이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정치학)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발족한 '뉴레프트(신진보)' 싱크탱크인 '좋은정책포럼'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정 교수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 과제로 들고 나온 '양극화 해소'에 강력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벌 개혁 이론가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도 거명되고 있다. 그는 국내의 대표적인 금융-산업 분리론자로 평소 삼성의 지배구조를 강력하게 공격해왔다. 하지만 삼성이 극단적인 인사들까지 끌어안을지는 다소 미지수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조언과 쓴소리는 모르겠지만 이건희 회장이 귀국한 바로 다음날 자택으로 몰려와 '이 회장을 구속수사하라'고 외친 일부 인사들까지 포용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