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경영대상] 지방공기업, 체질 바꿔 재도약

지방 공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철밥통'을 연상케 하던 조직 운영 방식이 성과주의와 팀제를 근간으로 한 경쟁체제로 잇따라 바뀌고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산하 지방공기업 수는 공사·공단 97개,의료원 34개,지방직영기업 215개 등 모두 346개에 달한다.


먼저 성과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의 경우 이미 2003년부터 성과관리시스템(BSC)을 구축,부서와 개인별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 관리를 맡은 청계천.공단은 경비 청소 안내 등을 위한 인력 63명이 새로 투입했으나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신규 충원없이 자체 인력으로 해결했다.]


만성 적자와 진료 품질 저하라는 악순환에 시달리던 지방 의료원은 회생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성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홍성의료원 부산의료원 군산의료원 등 준대학병원급으로 부활한 지방의 거점 의료원들은 진료과장 등을 대상으로 진료 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로 수익과 의료 수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실제 홍성의료원은 이런 경쟁시스템과 직원 친절도 제고를 통해 2001년 10만여명 수준이던 연간 진료 환자 수를 2004년 36만4000여명,지난해 39만6000여명으로 늘렸다.


이 결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팀제 도입도 적극적이다.


서울시시설관리공단 경기지방공사 김해시시설관리공단 등 우수 지방공기업으로 꼽히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결재 라인을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현장 인력을 늘리는 팀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동시에 6시그마와 직원 의식교육 등을 본격 추진,비효율적 요소를 줄이면서 서비스 품질을 높일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업체에 따라 적게는 연간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절감하고 있고 신규 수익원도 잇따라 발굴하고 있다.


실제 2004년 전체 지방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구조적 건설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지하철공사 등을 제외하면 5400여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자치부와 한국경제신문사 한국자치경영평가원은 이처럼 경영 성과가 우수한 공기업과 유공자를 격려하기 위해 1998년부터 '지방공기업 경영대상'을 마련,시상하고 있다.


8회째인 올해는 대상에 김순직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최우수상에 정병을 홍성의료원장이 선정되는 등 모두 18명과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24개 기관이 상을 받는다.


그러나 아직 문제점도 많이 남아 있다.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부실 지방공기업 14개가 정리되고 6400여명이 감축되기는 했지만 경쟁 마인드를 갖추지 못한 지방공기업 직원들이 아직 많다고 지방공기업 관계자들은 털어놓는다.


지자체에 의한 일률적인 통제도 문제다.


지방공기업 대표 자리는 여전히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단체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연임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경영 평가를 강화해 팀제 및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