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란 언론에 '홀로코스트' 동시게재 제의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실어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을 촉발시킨 유럽 언론들이 이란 언론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만화'를 전재하겠다고 나서 이번 파문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덴마크 일간 율란츠-포스텐의 문화담당 편집자 플레밍 로즈는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 만화를 이란 언론과 동시에 게재하기 위해 이란 신문사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엡도도 홀로코스트 만화를 게재키로 했다. 이란 최대 신문인 테헤란시 기관지 함샤흐리는 지난 7일 서방이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나치정권에 의해 자행된 인종 학살 부분에도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홀로코스트 만화를 공모하겠다고 밝혔었다. 유럽 언론들이 홀로코스트를 허구라고 주장하는 만화를 게재하면 "만화엔 만화로 대응하겠다"는 이란의 주장을 수용하는 셈이어서 이슬람권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시위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각지에서 과격 시위가 이어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압둘라 요르단 국왕을 만나 "미국은 자유로운 언론 매체가 발행한 내용에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적국인 이란과 시리아가 마호메트 풍자만화 파문에 따른 대규모 폭력 사태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