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금융백화점 시대 '선택과 집중' 필수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금리경쟁에서 상품경쟁으로 나서면서 금융백화점과 선택적 금융상품 운용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다. 요즘 금융권의 상품개발 경쟁은 가히 점입가경에 비유될 만하다.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조흥) 하나 외환 기업 씨티 SC제일 등 8개 은행이 최근 2개월간 내놓은 신상품 수는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일 기준 하루에 한 개씩이다. 개별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이 기간 중 가장 많은 11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7개의 상품을 내놓았으며 국민 우리 하나 외환은행은 나란히 6개의 신상품을 선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증권 등 비은행권 분야도 비슷하다. 수신 여신 펀드 등에서 신상품 출시경쟁이 심한 곳은 대출 분야다. 그 중에서도 단연 중소기업 및 '소호'(개인사업자) 대출상품 분야가 가장 치열하다. 우리은행은 하이테크론 판매네트워크신용대출 IT구매자금대출 등 3개의 중기 전용 대출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나은행이 2개,외환은행이 2개,기업은행이 4개씩의 중기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수신 쪽에서는 예금 펀드 카드 보험 등이 연계된 퓨전형 금융상품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앞으로 금융영역 간 파괴를 통해 금융산업의 효율을 증대시켜 나간다는 정책당국의 기본 방침을 감안하면 퓨전형 금융상품 개발은 더욱 심화·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이 이처럼 경쟁이라도 하듯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은행 간 영업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비슷한 상품을 갖고 금리우대,부가서비스 등으로 고객유치 경쟁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영란 국민은행 서강지점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갈수록 다양화·세분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제때 만들어야 영업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은행 영업경쟁 양상이 '양(量)에서 질(質)'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신 굿모닝 신한증권 부사장도 "최근 국내 금융회사 간의 신상품 개발을 통한 영업전략은 우리보다 앞서간 선진국들의 경험을 볼 때 금융백화점 시대와 선택적 금융상품 운용시대로 귀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재태크 생활자들도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금리의 높고 낮음 뿐 아니라 금융상품 조건이나 내용도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무엇보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잘 살펴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을 높여야 한다. 물론 금융회사들의 PB나 앞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금융상품 컨설턴트들의 자문을 구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재테크 생활자들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보다 신중하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금융상품 이용주기가 짧은 우리 재테크 생활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안목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처럼 중도환매 수수료가 많은 시대에서 잦은 금융상품 교체는 곧 손실로 연결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 밖에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만의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시점이다. 개인의 생명주기와 소득여건을 감안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택·가입하고 탈퇴시기를 정해 생존기간 캐시플로(자산-부채상황)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