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장 받은 신임장관 첫날‥유시민 복지 "어르신들 잘 모시겠다"

사상 첫 장관 청문회 절차를 통과한 5명의 장관 임명자들은 내정 후 한 달여 만인 10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들고 업무를 시작했다. 일부는 기자실에 먼저 들렀고,일부는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임 장관들이 취임식장에서,기자실에서,현장에서 각각 풀어낸 포부를 들어봤다.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싶다." 청문회 과정에서 의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밝은 회색 양복에,밝은 표정으로 기자실부터 찾았다. 그는 '신고하러 왔다'며 큰 소리로 인사한 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그는 이후 취임식에서 첫 일성으로 '노인 봉양론'을 꺼냈다. 그는 "과천 오는 길이 평탄치는 않았다"고 말한 후 "앞으로 무엇보다 먼저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취임 일성과 같은 맥락에서 노인들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11일 오전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후 오후엔 독거노인들을 찾아본다는 일정이다. 13일에도 용산 대한노인회 방문 계획을 잡았다.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지적에 "그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 아픈 것이 어르신 문제였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부 기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건·사고는 없을 것"이라며 "보건복지 행정에 시간과 마음의 99%를 쏟겠다"고 강조했다. ○…김우식 과학기술 부총리는 임명장을 받은 직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KIST 연구실을 둘러봤다. 다른 장관들처럼 취임식을 하러 과천 청사로 가지 않았다. 연세대 총장,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늘 주장해 온 현장 중심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그는 이후 가진 취임식에서 "업무추진에 있어서 고객만족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 연구현장이나 기업의 기술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취임식에서 '양극화 해소'를 강조한 후 곧바로 시화·반월공단에 있는 중소기업체 두 곳을 방문했다. 또 이 지역 입주 12개 업체의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수출업계의 애로를 직접 청취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어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로드맵)에 대해 논의한 뒤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로드맵을 추진하되 대화에 진척이 없으면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시급한 사안부터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앞으로 2년은 남북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군사당국자회담을 정례화하고 국방장관회담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정책이든 국민적 동의가 확보돼야 정당성을 확보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진·정지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