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공격 아이칸, 중장기 보유->차익 극대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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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칼 아이칸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가 주식시장의 관심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이칸이 중장기적으로 보유한 후 주가를 상승시킨 후 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이칸의 그동안 투자행태를 감안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장기 보유 후 매각 유력
국제금융센터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3월 주총 후 단기매각 △중장기 보유를 통한 압박 후 지분매각 △적대적 인수 등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중장기 보유 후 매각'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아이칸이 주식을 단기보유 후 매각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3월 주총 후 철수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적대적 M&A 방안은 KT&G의 지배구조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다른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이칸에 우호적인 지분율이 낮다는 점도 적대적 M&A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금융센터는 아이칸이 추가지분 매입,우호세력 확보 등을 통해 경영진을 압박하면서 차익을 챙긴 후 철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칸측이 KT&G 주식매집을 통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얻은 평가차익은 12일 현재 1664억7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아이칸이 적대적 M&A를 주로 하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점과 최근 미국에서 페어몬트 호텔과 블럭버스터 지분을 매입한 후 이사직을 확보하거나 기업 매각을 성공시켰던 사례를 감안하면 KT&G가 아이칸의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적대적 M&A 시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분경쟁은 불가피할 듯
국제금융센터는 "아직까지 KT&G 우호세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아 추가적인 우호세력 규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까지 KT&G 우호지분은 약 40% 달하는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분석했다.
기업은행(5.85%),우리사주조합(5.75%),기타 국내 투자자지분 등이 30%이며 의결권 없는 자사주 9.94%도 우호세력에게 넘길 수 있어 우호적 지분으로 분류했다.
이에 비해 칼 아이칸 측은 약 15.99%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칸 파트너스 외 3인(6.59%),아이칸과 함께 타임워너를 공략하고 있는 프랭클린 뮤추얼어드바이저(7.14%),해리스 어소시에이트(1.14%) 등이 우호지분이다.
현재 지분구조로는 KT&G가 훨씬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아이칸측 우호지분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고 어느편으로도 분류하기 힘든 나머지 44%의 외국인 지분이 앞으로 누구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KT&G도 여유있는 입장은 아니다.
아이칸의 공격이 KT&G 주가를 상승시킨다면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아이칸 편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G는 조만간 곽영균 사장 등 경영진이 미국과 유럽,아시아 지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작년 KT&G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33%나 줄었고 시장점유율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여서 해외 주주들의 반응은 미지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