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도 명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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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상 '길지(吉地)'에 들어서 있거나 근대사의 자취를 보존하고 있는 레스토랑들이 국내외 비즈니스맨으로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비즈니스 런치(디너)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인사동 낙원상가 뒤편에 위치한 '민가다헌(閔家茶軒)'은 100여년 전 구한말의 고택 분위기를 살린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 민속자료 15호로 명성황후 조카 민익두씨의 고택을 개조한 이 와인 레스토랑은 조선시대 개화 지식인의 개인 서재를 재현한 '서재'등의 별실로 눈길을 모은다.
신용철 민가다헌 지배인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4대 컨설팅 회사와 대형 법무법인 대표들도 잘 풀리지 않는 사안을 처리할 땐 '서재'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에너지 전문그룹 K회장도 이곳의 주요 고객이라고 우 대표는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프랑스식 레스토랑인 조선호텔의 '나인스 게이트'도 '비즈니스 명당'으로 꼽힌다.
고종 황제가 천신께 제를 올리던 환구단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는 2주일 전 예약하지 않으면 앉기 힘들 정도라는 것.안주연 조선호텔 과장은 "조선호텔의 지세 자체가 금반형(金盤形)의 명당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유명해져 지난달엔 일본의 한 잡지사가 취재를 다녀갔다"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의 '영빈관'터는 국사에 희생된 사람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 중 으뜸으로 꼽힌 자리로 수많은 정·재계 유명인사와 연예인이 이곳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밖에 롯데호텔 35층의 '쉔브룬'은 창가 3,4번 테이블을 아예 '프러포즈 테이블'로 지정해 놓을 정도로 '프러포즈 명당'으로 이름 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