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부터 신발까지 한 매장서 'OK' .. 테마매장 잇따라 선보여

한가지 테마를 내걸고 여러 브랜드나 품목을 한 곳에 모아 꾸민 '주제형' 매장이 새 봄을 앞두고 백화점에 대거 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섹시 테마존'이나 현대백화점의 '셔츠&타이 원스톱 스타일링 매장' 등이 대표적이다. 섹시 테마존에선 섹시한 느낌을 주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셔츠&타이 매장에선 여러가지 브랜드의 셔츠와 타이를 비교해보고 맘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소비자로선 여러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원하는 스타일을 한 매장에서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 봄 매장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백화점 매장이 '패션 제안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소공동 본점 2층과 잠실점 9층에 각각 '섹시 테마존'과 '트렌디 테마존'이라는 이름의 주제형 매장을 상반기중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여성복 매장에서 옷을 고른 뒤 옷에 맞는 신발이나 액세서리를 사기 위해 1층 잡화매장까지 내려갔지만 앞으로 섹시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은 섹시 테마존 한 곳만 들르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멀티숍은 고객의 편의을 돕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백화점이 패션 제안까지 하는 곳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수도권 6개점에 이달중에 열기로 한 '셔츠&타이 원스톱 스타일링매장'과 신세계의 '남성패션 토털숍'도 마찬가지 개념의 매장이다. 이희준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백화점이 생활문화 제안의 장이 되기 위해 흩어져 있던 상품과 매장들을 '스타일'이라는 키워드로 묶고 있다"며 "이는 브랜드간 벽이 허물어지는 것으로 기존의 '디(De)파트먼트 스토어'가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는 '코(Co)파트먼트 스토어'로 변신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매장도 여러 브랜드를 한데 모은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가구 매장의 경우 침실,거실,어린이방 등을 실제 가정집처럼 꾸며 고객들에게 최신 유행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가 아닌 스타일을 팔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백화점들은 욕실용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높아지면서 욕실용품을 한데 모은 주제형 매장도 조만간 열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랑스의 '사노플로레',영국의 '러쉬' 등 유명 브랜드들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백화점이 유모차 매장 '코알라 스토어',골프웨어 매장 'Doing Golf Shop'을 선보이는 등 주제형 매장의 확산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브랜드별로 단순히 매장을 임대하는 '렌팅(renting)' 개념에서 벗어나 자기 힘으로 독자적인 매장을 꾸미는 추세"라며 "해외 직수입을 강화해 상품구성을 백화점의 입맛대로 꾸미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