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곰상에 '그르바비카'‥베를린영화제 폐막, 한국 '태풍태양' 수상 실패

보스니아 내전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의 아픔을 그린 야스밀라 즈바닉 감독의 '그르바비카'(Grbavica)가 제5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 시간) 베를린 중심가 포츠담광장에 있는 복합영화상영관에서 열린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상은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들에 돌아갔다. 여성의 입장이 금지된 축구경기장에 들어가려는 소녀의 도전기를 그린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오프사이드'(Offside)가 덴마크-스웨덴 합작영화 '엔 소프'(En Soap)와 함께 심사위원대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또 3명의 영국인 무슬림이 미국의 쿠바 관타나모기지 테러용의자 감옥에 2년간 수감됐던 실화를 담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The Road to Guantanamo)은 감독상(마이클 윈터버텀&매트 와이트크로스)을 수상했다. 최우수남우상은 독일영화 '소립자'(The Elementary Particles)에서 열연한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에게,최우수여우상은 독일영화 '레퀴엠'(Requiem)의 산드라 휠러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국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청소년영화 경쟁 부문(14플러스)에 초청된 '태풍태양'과 포럼 부문 초청작 '피터팬의 공식''방문자' 등도 수상에 실패했다. 다만 포럼 부문에서 재미교포 김소영 감독의 '인 비트윈 데이즈'(In Between Days)가 국제비평가상(FIPRESCI Prize)을,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의 '안녕,평양'(Dear Pyongyang)이 넷팩(NETPAC·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각각 받았다. 그러나 한국 여성 영화인 세 명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돼 높아진 한국영화의 위상을 반영했다. 배우 이영애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고 영화제작사 봄의 오정완 대표는 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서울여성영화제 임성민 수석프로그래머는 인터내셔널 포럼 오브 뉴 시네마(전 영포럼) 부문 심사위원으로 각각 활동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