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종지역 '평균 16층'으로 ‥ 개포주공 등 재건축 어려워져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상임위가 20일 제2종 일반주거지역 층고를 최고 12층(단독주택 밀집지역은 최고 7층)에서 평균 16층으로 조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재건축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시가 추진하던 '평균 15층'보다 층수가 1층 올라가는 등 층고제한이 완화된 것 자체는 분명 호재지만,그동안 평균 20층으로 바뀔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200%선 이하로 제한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존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덕 주공 정도만 재건축이 가능할 뿐 개포 주공·둔촌 주공·가락 시영 등 2종 일반주거지역 내 재건축 대상 단지들의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강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크게 올랐던 재건축 아파트값도 상당한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조합 '평균 16층'에 불만


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고덕 주공·개포 주공·둔촌 주공·가락 시영 등의 재건축 단지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용적률이 묶인 상태에서 층수만이라도 자유롭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원호 고덕 주공2단지 재건축추진위 이사는 "지난해에는 층고제한 자체를 아예 풀어주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평균층수 20층도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평균 16층으로는 동간 간격이 좁은 조밀한 판상형 아파트밖에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의 송규만 사무장도 "인근 잠실에서는 재건축으로 모두 30층 이상을 짓는 것에 비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재건축하면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평균층수 20층을 기대하며 형성됐던 현재의 가격 수준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동 라인공인 양성건 사장은 "평균층수가 20층은 될 것으로 믿었던 주민들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 만큼 가뜩이나 재건축종합대책 때문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세가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건축 추진 쉽지 않을 듯


특히 이번 층고제한 완화와는 관계없이 2종 주거지역 재건축 대상 단지들은 용적률이 200%선 이하로 묶여 있는 등 다른 규제를 감안할 때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


이 정도의 용적률과 층고로는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둔촌 주공1단지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기존 용적률이 87%인 상황에서 용적률 상한에다 개발이익환수제까지 감안하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포 주공이나 가락 시영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기존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덕 주공은 재건축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실제 고덕 주공1단지 양한준 조합장은 "기존 용적률이 60%에 불과해 이미 건축심의까지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다른 고덕 주공 단지들 역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재건축사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