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후, 가계소비지출 변동성 너무 커졌다 ‥ 거시경제 불안 요인 작용

최영준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21일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의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같은 시기 환란을 경험한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과 비교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경기변동에 따른 가계소비지출의 변동성이 너무 커지면서 거시경제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8∼2004년 한국의 가계소비지출 변동성(변이계수)은 3.9로 태국(2.6), 말레이시아(1.9), 인도네시아(1.6), 필리핀(0.3)보다 높았고 90∼2004년 변이계수도 한국은 1.3으로 4개국(0.3∼1.2)보다 높았다. 이는 한국이 동남아 4개국에 비해 경기가 좋을 때 가계지출이 더 많이 증가했고 경기가 나쁠 때는 가계지출이 더 많이 감소, 가계지출의 경기변동성이 컸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은 99∼2002년 가계소비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더 크게 상승한 반면 2003∼2004년 GDP 성장률이 둔화될 때는 유일하게 가계소비가 감소했다. 또 민간소비지출(가계소비지출+비영리부문소비지출)이 총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개국과 비교한 결과, 한국은 98∼2004년 변이계수가 0.04로 가장 높았다. 독일은 한국의 8분의 1에 불과한 0.005에 그쳤고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는 4분의 1인 0.01, 일본과 영국은 절반인 0.02였다. 최 과장은 "환란후 가계대출과 부동산거래 활성화 등 내수진작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다 가계지출의 경기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소득이 증가할 때 소비가 이 보다 적게 늘고, 소득이 감소할 때 소비가 적게 줄어들어 경기의 진폭을 줄였지만 지금은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