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강북U턴 계획 '집창촌'에 물어봐?

지난 21일 서울시가 용산·뚝섬 일대를 강남권을 능가하는 지역으로 개발하겠다며 발표한 이른바 '강북 유턴 프로젝트'에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들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집창촌은 국제업무단지 등 대형 상업·업무시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개발 계획이 진행 중인 용산역 주변과 유턴 프로젝트의 서쪽 축인 미아리와 청량리에도 밀집해 있다. 이 가운데 집창촌 처리 문제를 놓고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미아리 균형발전 촉진지구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청량리는 80%에 가까운 업주들이 문을 닫았고 용산도 절반 이상 폐업했다. 하지만 미아리만큼은 업소 감소율이 10% 정도에 불과한 상태여서 집창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곳 건물주들의 상당수는 매달 수백만원씩 임대료가 나오기 때문에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직업 영업을 하는 세입자들도 재개발에 부정적이다. 미아리1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곳 집창촌엔 5~6평짜리 '쪽방'이 많은데 재개발할 경우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려워 반대하는 주인들이 대부분"이라며 "50%의 주민 동의율을 얻으면 되는 추진위원회 신청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지만 정식 조합설립 인가는 80%의 동의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실제적 사업 진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청량리 집창촌 지역은 건물 소유주들이 오히려 재개발을 보채는 분위기다. 2년 전 1억원 가까이 지급한 권리금을 포기하고 세입자가 나갈 정도로 집창촌 일대가 침체되면서 하루빨리 재개발하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탓이다. 한편 용산역 인근은 지난달 19일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미아리와 청량리 집창촌 일대는 각각 2005년 4월과 2004년 2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 고시돼 모두 재개발 추진위원회 설립신청 단계에 와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