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 인맥지도 크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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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오는 5월 게이단렌 회장과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퇴진을 계기로 정·재계 인맥 지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가 최신호(25일자)에서 보도했다.
재계 인맥은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회장에 이어 게이단렌 회장을 맡을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 축으로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타라이 사장은 주오대 법대 출신으로 히토츠바시대 상대를 나온 오쿠다 회장에 비해 대학 인맥이 약한 편이어서 출신지인 규수의 오이타현 인사들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인물은 경제산업성 차관을 지낸 히로세 가츠사타 현 오이타현 지사. 미타라이 사장을 위해 재계와 관계의 파이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히로세 지사의 형인 히로세 미치사다 TV아사히 회장은 언론계를 잘 알아 미타라이 사장의 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에다 데루노부 미즈호FG 회장과 노무라 기치사부로 ANA(전일본항공) 최고 고문도 오이타현 출신이어서 미타라이 사장과 가깝다.
미타라이 사장의 대정부 활동은 조 후지오 도요타 부회장이 측면 지원할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오쿠다의 뒤를 이어 도요타 회장직을 맡게 돼 있어 정계 인맥이 약한 미타라이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카무라 구니오 마쓰시타전기 사장도 미타라이의 든든한 우군이다.
미타라이는 조 부회장과 나카무라 사장을 가장 존경하는 경영인으로 꼽아왔다.
미타라이 사장은 23년간 미국 근무 때 쌓은 해외 인맥이 든든하다.
루이스 거스너 전 IBM 회장과는 골프를 자주 칠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다.
IT(정보기술)업계에도 친구들이 많다.
아시아 기업인 중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일본에 체류할 때마다 미타라이 사장과 만나 일본 업계 동향은 물론 세계경제 전망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다이아몬드지는 전했다.
9월 고이즈미 총리가 물러나면 포스트 고이즈미가 누구냐에 따라 재계 인맥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후임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인척관계인 우시오전기의 우시오 지로 회장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우시오 회장은 경제동우회 대표 간사를 지냈다.
학교를 축으로 한 인맥 지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와 오쿠다 회장의 퇴진으로 게이오대와 히토츠바시대 전성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모교인 게이오대 출신들이 지난 5년간 정·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구조개혁의 총책을 맡고 있는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도 게이오대 교수 출신. IT업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오쿠다 회장과 히토츠바시대 동문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