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용 동문건설 회장 "내아들도 셋 낳겠다 약속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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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아이를 낳는 직원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는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54)은 23일 "지원금은 자녀 한 명당 2억원 정도 될 것"이라면서 "해당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문건설은 이달부터 세 자녀 이상을 둔 직원에게 주던 지원금을 늘려 출산축하금 500만원에 매달 50만원의 양육비와 대학 졸업 때까지 5000만원 상당의 학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여직원에게도 적용된다.
경 회장은 "대단한 일도 아닌데 주위에서 너무 추켜세워 계면쩍다"면서도 "회사 임원들 사이에서 '더 늦기 전 늦둥이를 봐야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등 분위기가 크게 고무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동문건설에 따르면 세 자녀 지원 소식이 전해진 이후 회사 홈페이지에 네티즌의 리플이 쇄도하는 등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동문건설 여직원에게 장가가야겠다"는 미혼 남성 네티즌부터 "정부 하는 일보다 1만배 잘한다" "다음 대선 때 출마하면 꼭 찍어 드릴게요"라며 경 회장을 격려하는 내용까지 반응도 다양하다.
경 회장은 "2004년인가 전체 대학의 입학정원이 40만명 정도 됐는데 신문을 보니 신생아 수가 여기에 못 미치더군요. 이대로 가면 대학이 문을 닫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같은 건설업체는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데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이번 결정은 이런 것들이 배경이 됐어요."
경 회장은 대학(서울대 경제학과) 3년을 마치고 군복무 중인 큰 아들에게도 "자녀를 셋 이상 낳으면 금액은 안 정했지만 상금을 준다고 약속했다"면서 "장차 며느리에게도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각서를 받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