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의 디카 토크] 그녀의 핸드백에 봄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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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정말 봄이 시나브로 우리 곁에 왔네요. 불과 1~2주 전만 해도 아침마다 파카를 껴입으며 이 겨울이 언제 끝날까 했는데…. 이번 주말 푸근해진 날씨를 핑계 삼아 외출계획 세우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멀리 나갈 형편이 못되는 분들은 가까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서 패션매장 한 번 둘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산과 들의 꽃 봉우리만은 못하겠지만 알록달록 화사한 패션 아이템에 둘러 싸이면 봄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아이쇼핑'을 다녀왔는데요,무엇보다 먼저 가방에 눈이 가더군요. 예전엔 핸드백이 액세서리의 일부로 전체 옷차림의 '고명''양념'과 같은 역할이었잖아요. 하지만 요즘은 달라요. 블라우스나 치마처럼 안 입으면 안되는 옷의 일부,즉 꼭 필요한 존재인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한결 차분하고 고급스러워졌다고나 할까. 튀는 컬러와 모양으로 '포인트'를 잡기보다는 그 시즌의 의상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디자인이 많아졌더라고요.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디테일이 한결 여성스럽고 로맨틱해졌다는 점,또 빅 사이즈의 백이 지난 겨울에 이어 여전히 대세라는 점입니다. 스카프를 묶거나 레이스를 박은 장식 등 여성복 디테일이 핸드백에도 적용된 것이지요.
또 금방 여행이라도 떠날 듯 짐가방처럼 커다란 크기의 핸드백이 등장할 정도로 빅사이즈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 봄 핸드백 트렌드의 경향 몇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장소,의상협찬=구찌,가방협찬=구찌,프라다,셀린느,펜디,루이비통
스카프는 꽤 고전적인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머리에 쓰거나 목에 두르고 트렌치코트라도 입어주면 흑백영화 속 여주인공이 따로 없지요.
그레타 가르보,잉그리드 버그만,캐서린 헵번…. 지적인 여성미를 풍기고자 할 때 꼭 필요한 이 액세서리가 올 봄엔 핸드백과 함께 해요.
끈에 묶는 일반적인 방법 외에 가방 입구를 조여주는 역할도 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구찌 제품.
브랜드의 상징인 로고와 심볼을 강조하는 경향이 한층 심화됩니다.
단 경박하고 값싸 보이지 않게,고급스럽게 이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됩니다.
단순히 브랜드 이름과 로고가 연속적으로 연결된 패턴에서도 벗어났어요.
자카드 소재로 은은히 짜넣는가 하면 낙인찍듯 인두로 가죽에 심볼이나 로고를 찍는 기법도 많이 쓰입니다.
프라다의 로고자카드백.
일하는 여성의 파워가 커져서 일까요.
서류며 책이며 무엇이든 한번에 담을 수 있는 실용적인 빅사이즈 가방이 여전히 유행의 정점에 서 있네요.
한 가지 변화라면 둥글고 볼륨감 있는 스타일 일색에서 납작하거나 사각이거나 형태감이 있는 스타일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입구가 오픈 된 형태 대신 뚜껑이 덮인 디자인이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네요.
루이비통 제품.
우리 할머니가 쓰셨을 법한 물건,복고 스타일은 하나쯤 갖고 있으면 정말 후회 없을 가방이지요.
어릴 때 갖고 놀던 동전 지갑 모양부터 의사 왕진가방 같은 닥터스백까지…. 그 모양의 친근함 때문에 아무 옷에나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이미 유행의 흐름에서 벗어난 디자인이므로 제가 잘 들고 다니다가 딸에게 물려줘도 되고요.
동전 지갑 모양의 가방은 셀린느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