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지정 중개업소에 집 내놓으세요"

'3월1일부터 A아파트의 거래 중개업소를 5곳으로 단일화할 계획입니다. 다른 곳에 매물을 내놓은 주민들은 모두 이곳으로 매물을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동작구 사당동 A아파트 단지에는 이색적인 부녀회 '공지문'이 나붙었다. 공지문에는 5곳의 중개업소 연락처와 각 평형별 매물 하한가격까지 상세히 적혀 있고 주변 도로 및 지하철 역세권 개발 등 매물을 내놓을 때 강조해야 할 문구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A아파트 부녀회가 단지 주변 14개 중개업소 가운데 이른바 '중점거래 중개업소'로 5곳을 찍은 이유는 인근 아파트와 최고 1억500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자신들의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부녀회측은 같은 입지인 데도 주변 아파트보다 저평가돼 있는 집값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울 강서권과 강남권 일부 아파트에서는 부녀회 등이 나서 중개업소와 거래 가격을 공공연히 통제하는 사례가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주변 단지에 비해 가격 상승률이 낮다고 판단하는 곳의 부녀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타운과 롯데타운 건설 추진 등의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서초로 주변 B아파트 부녀회도 최근 호가를 낮춘 일부 중개업소에 '거래 중단' 통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매물을 내놓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