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배당 압력에 등휜다 ‥ 삼성전자ㆍS-Oil 등


칼 아이칸 연합과 KT&G 간 경영권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외국계 자본이 주주로 참여한 상장사들이 잇따라 고배당을 결의하고 있다.


외국계 주주의 직·간접적인 고배당 요구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배당액이 순이익 대비 과도한 수준이어서 기업의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외국인 지분 높은 기업 고배당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S-Oil은 9일 2005 회계연도에 기말배당 2875원과 중간배당 2250원 등 모두 5125원을 배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률은 7.1%로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6549억원으로 전년도(9411억원)보다 30% 이상 줄었으나 배당총액은 오히려 2004년 4002억원에서 지난해 4328억원으로 5.9% 늘렸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배당금비율)은 2004년 42.5%에서 작년에 66.1%로 크게 높아졌다.
S-Oil 지분 35%를 갖고 있는 아람코는 이번 배당수입으로만 1515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GⅡR 한국쉘석유 삼성물산 KT 등도 사정이 비슷하다.


외국계 카벤디쉬가 최대주주이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62%에 달하는 GⅡR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123.7%에 달했다.
한햇동안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나눠준 것이다.


이 회사의 작년 순이익은 92억원에 불과했으나 배당총액은 114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 KT도 배당성향이 각각 46.2%,63.8%에 이른다.


아이칸 연합의 공격을 받고 있는 KT&G도 마찬가지다.


KT&G는 2005 회계연도 배당총액을 2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렸으나 아이칸 지지세력인 프랭클린뮤추얼은 최근 "차입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주주들에게 이익 환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고배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순이익 10% 외국인에 배당


외국인의 고배당 요구가 거세지면서 상장사들이 한햇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의 10% 안팎이 매년 외국인 배당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5 회계연도 외국인 배당총액은 3조6860억원으로 상장사 총 순이익(42조6622억원)의 8.6%를 차지했다.


전체 배당총액 중 외국인 비중도 42.9%에 이른다.


2004년에는 상장사 전체 순이익 42조9925억원 가운데 10% 가까운 4조1119억원이 외국인에게 배당됐다.


외국인 고배당은 시가총액이 상위인 우량기업일수록 뚜렷하다.
유가증권 상장사 중 외국인 배당금총액이 많은 상위 15개 기업의 2005회계연도 외국인 배당금은 2조8392억원으로 이들 기업 전체 배당액의 50.7%를 차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