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재개발 수주 2파전‥1조5천억 '한국판 롯폰기 힐

서울시가 도심에 있는 세운상가를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처럼 주거·상업·업무 복합단지로 재개발하는 1조5000억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을 업체를 오는 16일 선정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 프로젝트는 종로구와 중구에 걸쳐 있는 4개 블록(2 3 4 5구역) 총 4만6000평 가운데 종로구 예지동 85 일대 4구역을 재개발하는 것이다.
시범사업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일본 롯폰기 힐을 벤치마킹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수주전 판도는 현대건설을 축으로 한 컨소시엄과 대림산업 주도 컨소시엄 간 양자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10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세운상가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입찰제안서가 이달 14일 마감돼 16일 최종 낙찰자가 선정된다.


서울시는 사업자가 가려지면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하반기 중 착공해 2010년 상반기 완공할 방침이다.


4구역 외에 나머지 3개 블록은 중구청이 구역 지정 및 사업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을 올 상반기에 발주할 예정이다.
◆어떻게 재개발되나


앞으로 세운상가 4구역은 최대 용적률 750%,최고 높이 114.5m(약 32층)짜리 복합건물 수개동으로 지어진다.


총 사업비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거 50%,오피스·판매시설 50%로 구성되며 주거용은 일부 토지 소유주 물량 외에는 일반분양된다.


현대건설은 주변 귀금속 상가를 겨냥,복합건물의 명칭을 '에메랄드 파크'(가칭)로 짓고 막바지 설계작업에 한창이다.


대림산업측은 사업 성패의 관건인 '메인상가(키 테넌트)' 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세운상가 재개발사업이 벤치마킹하는 롯폰기 힐은 일본의 대표적인 도심 개발 성공 사례로 주거 및 상업·유통·비즈니스 업무시설이 들어선 복합건물이다.


한편 4구역 낙찰자는 800억원 규모의 초기 공사비를 조달해야 하는 데다 임차상인의 대체 영업장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막판 수주경쟁 '2파전' 양상


세운상가 4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은 이번이 세 번째로 현재 '현대건설-한화건설-코오롱건설'이 짝을 이룬 컨소시엄에 '대림산업-롯데건설-금호산업' 컨소시엄이 맞서는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찰 후보로 등록한 삼성물산 SK건설 두산산업개발 고려개발 등의 참여 여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이제까지 입찰은 두 차례 유찰됐다.


현대건설-삼성물산(건설부문)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응찰했으나,1차 때는 복수 입찰 조건에 맞지 않았고 2차 때는 자금 조달·설계 기준 등에서 서울시와 의견이 달라 낙찰을 받지 못했다.


이번 입찰은 서울시가 도급 순위 1~6위 업체는 한 컨소시엄에 들어가지 못하게 조건을 달아 복수 입찰이 가능해졌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입찰 자격을 변경해 참여 업체가 늘어난 만큼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