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진화중 ‥ 호텔식 대리석기둥·보일듯 말듯 수납장 등

아파트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이 심화하면서 건설사마다 아파트 건물 외벽을 호텔처럼 대리석으로 치장해 고급화하거나 현관 안쪽에 주방으로 통하는 '쪽문'을 설치하는 등 공간 구성에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동원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단지 내에 고급 헬스장과 사우나,실내 골프연습장 등을 설치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디자인 고급화 경쟁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용인 동백지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파트 중 하나가 현진에버빌이다.


아파트 건물 외벽을 대리석으로 꾸미고 출입구마다 큰 기둥을 양쪽에 세워 마치 호텔에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주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업자들이 운영하는 샘플하우스에는 이 아파트 입주자들보다 으리으리한 외관에 끌려 구경하러 온 인근 단지 입주민들이 더 많을 지경이다.
동백지구 메트로공인 관계자는 "현진 아파트 단지는 입지가 타 단지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외관과 마감재 등이 워낙 돋보여 프리미엄이 가장 많이 붙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인근 단지 입주민들이 해당 건설사에 "왜 우리는 현진만 못하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내부공간 넓어져


지난해 말 발코니 트기가 가능해진 것을 계기로 새로운 평면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전 사업 승인이 난 아파트 단지는 발코니 면적을 한 곳으로 몰아넣는 설계가 가능해 안방에 방 하나만큼의 공간이 딸려 있는 경우도 흔하다.


용인 동백지구의 동일하이빌,화성 동탄의 월드메르디앙 등이 대표적이다.


벽을 없앨 수 있는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자기 입맛에 맞는 설계를 할 수도 있다.


벽산건설이 인천 도림지구에서 선보였던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가 이에 해당한다.


발코니 트기와 관련한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발코니 창의 이중유리 사이에 가스를 넣어 단열 효과를 높인 신제품과 감옥처럼 보이는 쇠창살형 방범창이 눈에 거슬리는 점을 고려해 주석으로 만든 디자인형 방범창이 인기다.


창문이 조금 열려 있어도 바깥에서 문을 열 수 없도록 하는 '쇠창살 없는 방범창'도 등장했다.



◆수납공간 '더 센스 있게'


수납 공간도 점점 더 센스 있고 효율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충주 용산동에서 분양되는 남산 동일하이빌의 경우 현관에 가까운 거실 벽에 다리미판을 눈에 띄지 않게 배치했다.


출근 전 빠르게 셔츠를 다려 입고 나갈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이 아파트 거실에는 손님이 왔을 때 코트를 지저분하게 소파에 걸쳐놓지 않을 수 있도록 소형 옷장도 숨겨져 있다.


이 회사는 용인 동백지구에서 벽장 속에 침대를 세워 둬 공간을 넓게 쓰도록 한 '매립형 침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길게 늘어지는 랜선이나 TV 코드도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방마다 미리 랜선을 설치해 두거나 벽걸이형 TV를 설치할 것을 감안해 거실벽 중앙에 TV 단자를 숨겨두는 단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