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KBS 특파원 풀려나기까지 … 정부 발빠른 대응

팔레스타인 내 무장 세력인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이 15일 밤 KBS 용태영 특파원을 납치 하루 만에 풀어준 것은 이들의 납치 목적이 이스라엘 정부가 PFLP 지도자들을 해치지 못하게 국제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김선일씨 참사사건을 생생히 기억하는 다수 국민들은 또 한 번 가슴을 크게 졸여야 했다. 정부는 과거 김선일씨 참사 때와 달리 사건발생 초기부터 비교적 신속하게 움직였다. 외교통상부에 이규형 제 2차관을 본부장으로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행정자치부,국무조정실,청와대 안보정책실,국방부,통일부의 차관급이 참석하는 범정부 테러대책상임위원회를 열어 협상에 힘을 실었다.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마영삼 주이스라엘 대사관 공사참사관은 15일 가자지구에 급파돼 팔레스타인 정부를 통해 용 특파원에게 위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PFLP측에 분명히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교섭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우리를 도왔다"고 밝히고 "지난해 양국 외교부 장관 상호 방문을 계기로 우호적 외교 관계가 설립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PFLP가 용 특파원 등 외국인들을 납치한 목적이 외국 정부에 반감이 있어서라기보다 국제 여론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었다는 점도 조기 석방에 크게 작용했다. 외교부는 "이런 사건은 전 국민을 노심초사하게 만들고 정부에도 행정적 부담을 준다"며 "가자를 포함한 여행 제한 지역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