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은 지금] 차이나 리스크와 한국 경제

차이나 리스크와 한국 경제 [앵커] 최근 들어 중국내 비즈니스 환경이 예전같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 리스크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출 시장이자 제1의 투자대상국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차이나 리스크란 과연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고 우리 기업들로서는 어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kotra 상하이무역관 박한진 차장을 연결합니다. 박 차장님, [박한진 차장] 네, 안녕하세요? [앵커] 중국은 그 동안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급성장을 계속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 매우 대조적으로 ‘차이나 리스크’ 즉, “중국이 위험하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우선 ‘차이나 리스크’란 과연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 [박] 차이나 리스크는 한 마디로 중국내 비즈니스 환경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짚어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중심으로 현황을 살펴보죠. 우선, 우리 기업들이 집중한 연해 대도시의 인건비가 매년 큰 폭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덤핑 조사는 지난 한 해만도 51건에 18억 달러 규모에 달했습니다. 2005년 1월 1일부로 사라졌다 금방 부활한 섬유쿼터의 예에서 보듯 중국에서 만든 제품에 대한 견제는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45%에 달하는 높은 저축 증가율은 소비심리를 묶어놓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전환기에 놓인 중국인들이 당장의 소비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저축에 더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무부가 13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600개 핵심 소비재 가운데 430개 품목(71.7%)이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나머지 품목(170개)은 수급이 겨우 균형을 이룰 뿐,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가는 수요초과 품목은 하나도 없습니다. 수년째 계속돼 고질병이 되다시피한 공급과잉 구조는 당분간 획기적으로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채산성 확보가 현안 중의 현안이 됐습니다. 경제가 거시지표상의 과열 속에서도 내수시장은 얼어붙은 이중적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인구 13억명의 대국이지만 광둥성에선 생산현장의 일손 부족으로 발을 구르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상하이 인근 화동 지역은 해마다 여름이면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한반도의 43배나 되는 넓은 땅이지만 토지 사용료는 언제라도 뛰어오를 기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최근들어 이런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박] 2가지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 중국이 변했습니다. 중국은 그 동안 정부의 재정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에 의해 경제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내실을 충분히 다지지 못한 측면이 있고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이 11차 5개년 규획을 내놓고 앞으로 성장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도 종래의 성장 방식으로는 앞으로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지금은 국가 성장 방식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누적됐던 문제점들이 집중적으로 표면화되는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둘째,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의 인식에 관련된 문제도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연평균 10% 내외의 고성장’, ‘관세.비관세 장벽 지속 완화’, ‘무한 공급이 가능한 저렴한 인력 비용’, ‘인구 13억의 방대한 내수 시장’ 등과 같은 시장으로서의 측면만 집중적으로 보아왔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어느 시장이건 리스크 요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동안 부정적인 측면을 세밀하게 관찰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차이나 리스크는 커질까요, 줄어들까요? 전망을 해주시죠. [박]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국 경제는 지금 전환기에 있습니다. 수출과 같은 대외 의존형 시스템이 내수를 중심으로 한 대내 위주의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적어도 앞으로 3년 정도는 차이나 리스크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만 커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국은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시장으로서의 중국’과 ‘리스크로서의 중국’이라는 2가지 모습이 혼재할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떤 대비를 해야할까요? [박] ‘차이나 리스크’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중국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느니 “베트남과 인도 같은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립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책만으로 기업의 생명력을 과연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중국에 발을 들여놓은 기업이 중국내 거점을 또다시 제3국으로 옮긴다면 이전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새로운 환경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기업의 선택은 우선 친구따라 강남가는 것부터 그만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똑같은 상품을 똑같은 방법으로 팔 것이 아니라 튀는 물건을 만들고 튀는 마케팅에 나서야 합니다.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떠오르는 서비스업종 등 신사업 분야에 뛰어들어 시장을 창출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합니다. 최근 재벌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중국의 젊은 CEO들을 보면 한결같이 남들과는 다른 상품과 방법으로 무장했음을 보게 됩니다. 앞으로 중국 비즈니스는 차별화 여부에 따라 성패가 극명하게 양극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kotra 상하이무역관 박한진 차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 감사합니다. 민성재기자 sj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