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입주자 부담 2년반새 평당 500만원 '껑충'
입력
수정
판교 중소형 아파트 입주자의 실부담액이 최고 평당 13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주먹구구식 시장 예측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003년 8월 판교 아파트를 평당 860만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2년7개월여 만에 입주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분양가와 발코니 트기 비용,옵션 등을 포함해 최대 평당 500만원 가까이 더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총액으로는 33평형을 기준으로 1억6000여만원이나 증가한 것이어서 정부의 예측에 맞춰 계약금과 중도금을 준비해 왔던 판교 실수요자들은 청약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자 부담금,왜 늘어났나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생색내기 정책에 원인이 있다.
판교 공급시기가 계속 지연되면서 물가상승으로 땅값과 건축비가 오를 수밖에 없는데도 "싼값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당초의 정책 취지를 해칠까봐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예상분양가를 낮춰 잡는 데 급급해왔다.
실제 2003년 8월엔 평당 860만원에 공급하겠다고 큰소리치다가 2005년이 되자 900만원,1000만원 등으로 올렸고 올 들어선 다시 1100만원 선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이마저 '식언'이 돼버렸다.
시장 상황과는 동떨어지게 판교 예비청약자들을 가이드해온 꼴이다.
이번 판교 공급업체의 하나인 A사는 평당 분양가를 최고 1280만원(최상층)으로 잡고,지난 16일 성남시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이 분양가는 땅값과 표준건축비에다 지하주차장 건립 비용,금융비용 등이 포함된 가산비용을 더한 것이다.
여기에다 7~8평 크기의 발코니를 트는 데 들어가는 추가비용(총 1500만원 안팎)과 마감재 옵션비용 등이 가산될 경우 입주자의 실제 부담금은 평당 최고 1340만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는 발코니공사나 옵션비용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임대보증금도 예상보다 2배 넘어
판교 임대아파트 보증금 역시 당초 1억원 안팎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지만,실제론 2억~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판교는 무늬만 서민정책'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B사가 최근 성남시에 제출한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산정 현황에 따르면,32평형 기준으로 공급원가(실제 건설원가)는 평당 900만원꼴인 2억8607만원이다.
이를 근거로 이 회사는 임대주택의 보증금을 공급원가의 90%인 2억5746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향후 10년동안 따로 내는 월 임대료를 월 61만원으로 산정했다.
24평형은 임대보증금이 1억7930만원,월 임대료가 41만3000원이다.
성남시 주택과 관계자는 "표준건축비와 땅값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임대보증금 수준은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당첨자들이 보증금 외에 임대료를 월 60만원 씩 분양전환 때까지 10년간 내면 총액은 3억2900만원에 달해 금융비용 등까지 감안할 경우 실부담액은 총 분양가가 4억원 안팎인 일반 중소형 분양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여기에 일부 건설사들은 임대주택도 발코니 트기 및 마감재 옵션비용을 따로 받을 예정이어서 당첨자(입주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32평형의 경우 3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실제 C사는 발코니 5~6평 확장시 1000만~1500만원,실크벽지나 천연대리석 등 옵션비용을 2000만~2500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정선·조재길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