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경영 새바람 '딸들에게 물어봐'


호텔업계에 여성 2세 경영인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호텔신라 조선호텔 등에 이어 뉴서울,라마다,임페리얼 펠리스 호텔(옛 아미가 호텔) 등 중견 호텔에서도 오너의 딸들이 '경영 수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디자인 계열을 전공한 재원으로,호텔 리노베이션을 이끄는 등 업계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임현경 뉴서울호텔 기획실장(35)은 임종빈 뉴서울호텔 회장의 장녀로 지난해 입사,호텔 새 단장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룸 201'도 임 실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미국 UCLA에서 미술을 전공한 '끼'를 살려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를 직접 디자인할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다 서울을 포함해 호텔·골프장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의 장녀 유선씨(27) 역시 지난 2004년 5월 라마다 서울에 합류한 뒤 한창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미국 프랫 러스티튜트(Pratt Lustitute)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그룹 전체의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 2월부터는 그룹 마케팅·홍보팀 대리로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임페리얼 펠리스호텔 신철호 회장의 장녀 혜성씨(29)도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지난해 5월부터 호텔 코디네이터 팀장을 맡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섬세함을 갖춘 '오너가(家)' 여성 2세의 경영 참여 등에 힘입어 국내 호텔의 수준이 한 단계 향상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35)와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33)가 좋은 예다.
정 상무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뒤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해 객실을 세계적인 호텔 수준으로 꾸미고,업계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visual designer)를 두는 등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왔다.


이 상무 역시 2001년 8월 신라호텔 기획팀장으로 업계에 첫 발을 디딘 이래 서울 신라호텔 지하 아케이드에 겔랑 스파를 비롯 럭셔리 브랜드들을 들여 오면서 신라호텔의 이미지를 현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