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목동아파트 계약때 잔금까지 치뤄야
입력
수정
목동 2단지 27평형 아파트를 팔려던 김씨는 며칠 전 A중개업소에서 흥정 끝에 6억7500만원에 계약서를 쓰고 있었다.
그때 김씨의 휴대폰으로 B중개업소의 전화가 걸려왔다.
6억9000만원을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이미 계약서를 쓰고 있던 김씨가 망설이자 B중개업소에 있던 다급해진 매수 희망자는 곧바로 김씨의 통장에 잔금까지 6억9000만원을 한꺼번에 입금했다.
결국 김씨는 계약을 중단하고 B중개업소로 발길을 돌렸다.
최근 목동 신시가지 일대 주택거래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잔금까지 일시불로 지불하는 사례가 등장할 정도로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계약을 체결한 뒤에도 웃돈을 주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나 계약이 깨지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목동 3단지 C부동산 관계자는 "계약해지가 많아지자 중도금을 앞당겨 지불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일부 자금여력이 있는 사람은 잔금까지 일시불로 치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목동에서는 "목돈 없으면 집을 살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집값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고 있다.
목동 3단지 35평형의 경우 올해 초 9억원 선이었으나 최근 두 달 새에 3억원이 뛰면서 12억원에 팔렸다.
12억원 선이었던 45평형도 4억원이나 폭등해 요즘은 16억원을 호가한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쯤되면 목동 부동산시장은 '통제불능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