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사상최대 '명퇴'로 회생노린다… 비용절감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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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에 대한 과도한 복지 혜택과 판매 부진으로 위기에 몰린 GM이 사상 초유의 명예퇴직으로 회생을 노린다.
GM은 미국 내 공장에서 일하는 11만3000명의 모든 노조원을 대상으로 최대 14만달러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미국자동차노조(UAW)와 합의했다.
GM에서 분사한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도 1만3000여명의 모든 노조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영업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GM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상 초유의 명예퇴직
GM과 델파이,UAW는 총 12만6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GM은 델파이 직원 5000명의 전직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GM의 명예퇴직 대상은 미국 공장에 근무하는 시간급 근로자 중 UAW에 가입한 11만3000명이다.
GM의 전 세계 근로자 32만7000명 중 3분의1이 명예퇴직 대상자가 된 셈이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은 근무연한에 따라 1인당 3만5000~14만달러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
다만 문제가 됐던 의료보험 등의 혜택은 포기해야 한다.
델파이의 명예퇴직 대상은 UAW조합원 1만3000명이다.
이들에게는 일괄적으로 3만5000달러의 명예퇴직금이 지급된다.
희망자는 모두 명예퇴직을 할 수 있으며 명예퇴직은 오는 6월부터 실시된다.
델파이의 명퇴안은 미국 파산법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명예퇴직 효과 있을까
델파이는 이번 합의로 일단 파업의 위기를 넘겼다.
UAW는 감원과 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회사측에 맞서 파업을 경고해 왔다.
델파이가 파업할 경우 파산보호신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던 GM도 한숨 돌리게 됐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이 상당할 경우 비용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두 회사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27달러다.
그러나 과도한 복지혜택으로 인해 시간당 총비용은 67달러에 달한다.
이들에게 소요되는 임금을 모두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한다고 해도 복지비를 줄일수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할 경우 비용절감 효과는 반감된다.
◆GM 살아날까
GM이 한 고비를 넘긴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결과가 변수다.
SEC는 현재 2001년부터 2005년 1분기까지의 실적 보고서를 조사하고 있다.
더욱이 GM은 작년 적자가 당초 86억달러라고 발표했다가 106억달러라고 수정해 발표,회계처리에 불신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영업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GM은 2004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80년대만해도 40%를 넘던 북미시장 점유율은 작년 26.2%로 뚝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판매량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새로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그나마 팔리고 있지만 휘발유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릭 왜고너 GM 회장이 뒤늦게 던진 인력조정 승부수는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