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백악관 비서실장 전격 교체… 추락하는 지지도 만회 위한 고육책인듯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에 조슈아 볼튼 백악관 예산국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카드 실장과 볼튼 내정자를 대동한 가운데 5년반 동안 함께 일해온 카드 실장이 지금이 퇴임 적기라며 사임을 요청,"지난주 말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3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등 국정과제들이 쌓여 있음을 지적한 뒤,볼튼 국장이 후임 비서실장 최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또 "카드 실장과 함께 일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하며 차기 비서실장에도 커다른 신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백악관 비서실 개편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카드 실장팀이 아주 훌륭하다며 개편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지난주 말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머물며 개편이 필요하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비서실 개편은 추락하는 지지도 등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과 고유가,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으로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었다. 최근에도 두바이포트월드의 미 항만 운영권 인수좌절,딕 체니 부통령의 오발사고 등 크고 작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인 37%대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공화당 등에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백악관 개편이 핵심인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압박과 충고가 빗발쳤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의 사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볼튼 신임 비서실장은 2001년 1월부터 2년반 동안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일하다 예산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거친 볼튼 신임 비서실장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 골수 공화당 지지자로 꼽힌다. 또 딕 체니 부통령을 신봉하는 공화당 매파의 실권자란 평을 듣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