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사람들] '한국의 레드베터' 임진한 프로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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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교습생들의 생각이 중요합니다.맹목적으로 볼만 치는 연습으로는 안 됩니다. '내가 왜 골프를 하는가''나는 어떤 선수가 되겠다' 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 위에 스윙연습을 하고 체력훈련을 해야 발전이 있고 훌륭한 골퍼가 됩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세계적인 골프교습가라면,임진한 프로(49)는 '한국의 레드베터'라 할만하다.
임 프로는 1977년 프로골퍼가 된 뒤 국내외에서 8승을 올렸으며 한국 남자골퍼로는 처음으로 일본 투어를 노크,오늘날 한국남자골퍼들의 일본 투어 진출에 디딤돌을 놓았다.
지금은 투어 프로로서보다 경기 이포CC에 설립한 '임진한 골프아카데미'를 통해 후진 양성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을 오가며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LA 근처의 한 드라이빙레인지를 임대해 한국의 유망선수들이 미국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여자는 세계무대에서 통하는데 남자는 안 통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제 손으로 최경주의 뒤를 이을 세계적 남자골퍼를 배출하겠습니다."
임 프로는 한국남자골프가 여자에 비해 세계무대에서 활약이 미미한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선수들의 노력부족이다.
말로는 '미국무대에 진출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그에 대비한 노력이나 투자는 미흡하다는 것.둘째는 한국남자골퍼의 미래를 믿고 지원해주는 스폰서 부족을 들었다.
"우리 남자선수들도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기만 하면 서양선수들과의 기량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기르면 세계 정상에 도달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남자에 비해 한국 여자골퍼들이 더 잘하고,화제가 박세리에게 쏠리자 임 프로는 아쉬움 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선수가 항상 잘할 수는 없지요. 박세리는 지금 침체기입니다. 그런 시기에는 누구나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부담이나 기대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주위 사람들의 '무관심'이 박세리에게는 명약이 될 수 있습니다. 워낙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1∼2년 후 재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아마추어들을 볼 때마다 그립과 어드레스를 소홀히하는 것을 절감합니다. 클럽을 똑바로 잡고 목표를 반듯이 바라보아야 하는데 애초 이것이 틀렸으니 좋은 샷이 나올 수 없지요.
그립은 눈높이에서 팔을 뻗어 클럽을 잡은 뒤 클럽헤드 페이스와 리딩에지가 목표라인과 스퀘어를 이루는지 점검해보면 됩니다. 어드레스는 몸과 볼·클럽이 기차 레일처럼 평행하게 돼야 올바르게 됐다고 할 수 있지요. 볼을 치는 것이나 스윙만 배우려 하지 말고 '기본 중의 기본'이랄 수 있는 그립과 어드레스에 더 신경을 써야 좋은 골퍼가 됩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