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유리창 하나가 전체를 깨뜨린다‥'깨진 유리창 법칙'


미국 뉴욕 양키스에는 '시즌 중 수염을 기르지 마라' '대중 앞에선 정장을 입어라'는 팀 규칙이 있다.


아무리 팬들의 사랑을 받아도, 아무리 승리에 공헌했다 해도 위반하는 선수에겐 징계가 가해졌다.
언뜻 지나친 규제인 듯 싶으나 구단주의 생각은 달랐다.


스타인브레너 3세에게 양키스는 상품이었고 팬들의 인식에 따라 입장권 판매와 수익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때문에 어떻게든 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연봉 수백억달러의 스타에서부터 주차관리 요원에 이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꿰뚫었으며 자잘한 개선 명령과 주문을 끊임없이 내렸다.


결과적으로 그의 인기는 추락했지만 양키스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는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시콜콜한 일이란 없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법칙'(마이클 레빈 지음, 김민주 외 옮김, 흐름출판)은 작고 사소한 것의 위대함을 깨우쳐 주는 성공 전략서이다.


저자는 마이클 잭슨, 찰턴 헤스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데미 무어 등 유명인들의 홍보 마케팅 경력을 가진 경영인.


'부서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전부가 깨진다'는 이론을 비즈니스에 접목, 생존의 철학과 위기극복 대책을 제시한다.
피 튀기는 레드 오션에서도 변함없는 고객 로열티를 누리며 장수기업이 되는 길을 보여 주는데, 그 발상의 전환이 유쾌하다.


'직원의 퉁명스럽고 불쾌한 언행, 정리가 안 된 매장, 지저분한 화장실, 말뿐인 약속 등이 바로 깨진 유리창이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20분이 넘도록 같은 음악만 들려 준다든지 블라우스를 교환하러 온 손님에게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안 된다고 못박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비자는 당장 목청을 높이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릴 뿐이다.


불만은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한번 손상된 이미지는 복구하기 어렵다.'


여기서 저자의 계산법은 '100-1=99'가 아니라 0(제로)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등식이다.


핵심 고객을 배신한 코카콜라, 해피밀 장난감이 부족해서 무너진 맥도날드, 불완전한 서비스와 오만에서 오는 비현실적 자기평가로 위기를 자초한 K마트가 대표적 경우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을 예방하고 수리할 수 있다면 '100+1=200'도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디즈니랜드, 미소와 융통성을 무기로 고공행진하는 항공사 제트블루가 그렇다.


또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콘서트를 매일 여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이나 보모까지 둔 어린이 놀이방을 운영하는 가구점 이케아에 열정적 단골이 몰린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시행착오는 피할 일이다.
200쪽, 1만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