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떡볶이 골목에 문화향기 넘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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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을 우리가 마냥 따라갈 수는 없지요.
'충무아트홀'이라는 배에 적합한 돛을 올리고 우리 나름의 항해를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지만 지난 1년간 이런 노력들이 조금씩 성과를 내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떡볶이 가게 골목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 신당동에 문화예술공간 충무아트홀이 들어선 지 지난달 25일로 1년이 됐다.
그동안 충무아트홀은 떡볶이만큼이나 사랑받는 서울시민의 쉼터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이곳을 찾은 관객만도 20만명을 넘었다.
박인건 충무아트홀 사장(49)은 '성공적인 안착'의 가장 큰 요인으로 '시즌별 프로그램 도입'과 '윈·윈 전략'을 꼽았다.
"개관 초 극장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즌별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1년12개월을 3개월 단위로 끊어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피핀'등을 올리고 또 다른 3개월은 금난새씨가 이끄는 해설음악회 등을 여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박 사장이 말하는 '윈·윈 전략'은 무엇일까.
"현재 이곳에는 금난새씨가 이끄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김덕수씨의 사물놀이패 같은 민간 예술단체가 상주 단체로 입주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 단체에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은 연간 7~10회에 이르는 공연을 초청료 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모두 이득인 셈이지요."
충무아트홀은 다른 공연장에 비해 최대 30%까지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
공연장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다 많은 사람이 극장을 찾도록 하기 위한 박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갤러리음악회와 금요 야외콘서트 같은 무료 공연도 적지 않다.
박 사장은 특히 어린이 관객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이 곧 미래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올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전시와 공연,체험교실이 어우러진 무료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니 많이들 와서 즐기세요."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