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가 뜬다] 주가반등 선봉‥증시 新기록 "내게 맡겨라"

[금융주가 뜬다] 주가반등 선봉‥증시 新기록 "내게 맡겨라"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가 호기를 만났다. 은행주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시너지 기대감과 안정적인 이익전망으로,증권주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장기 성장 가능성으로,보험주는 보험료 인상을 각각 재료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흐름도 좋다. 은행주는 무더기로 신고가를 쏟아내고 있고,증권주도 지난달 말부터 강한 반등세를 타 1월 말 이후 두 달간의 조정폭을 80% 이상 되돌려놓고 있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주들은 신고가에 육박한 상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등 보험주도 동반 강세다.


외국인 매수세도 금융주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이후 외국인은 금융주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3월21일부터 4월4일까지 외국인의 금융주 순매수 규모는 4921억원으로 IT주 순매수 규모(1751억원)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기관들도 포트폴리오에 금융주 편입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이병건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상장사들이 원·달러 환율하락과 제품가격 상승 등의 마진율 압박 요인으로 1분기 실적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은행 증권 보험주는 오히려 어닝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주가 증시 반등을 이끄는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 재평가 '시동'


최근 은행주 강세 배경은 두 가지다.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이고,은행 간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 기대감이 다른 하나다. 특히 최근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은행주의 리레이팅 가능성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국민은행의 대형화는 시중은행 간 과도한 가격 경쟁과 중복투자를 방지해 모든 은행의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준재 한국증권 연구원은 "은행 간 통합을 통해 대형화되면 시장 내 플레이어가 줄어드는 동시에 좀 더 멀리 보면 은행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환은행 매각에 이어 LG카드 기업은행 등의 매각이 줄줄이 대기중인 만큼 M&A는 상당기간 은행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회복 기대감 속에 실적호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은행주 재평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대부분 업종의 1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업종은 오히려 상향조정되고 있어 더욱 돋보이는 상황이다. 조병문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업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평균 39%,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평균 34% 증가하는 등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주 빅뱅 기대감 '솔솔'
증권주는 무엇보다 통합법에 따라 증권사들이 대형 투자은행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소수의 대형사와 전문화된 중소형사 위주로 증권업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철호 한국증권 연구원은 "투자은행으로의 변신 과정에서 빅뱅이 이뤄지면 증권업 전체도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강화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그동안 은행주에 가려 소외돼온 증권주가 장기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과거 단기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했던 증권주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며 "최근 들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권주에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조병문 연구위원은 "정부의 증권업에 대한 육성의지가 확인되면서 증권업 장기 성장전망이 밝다"며 "미수금제도 개선 등으로 시장환경이 바뀌고 있는 데다 적립식 펀드 등으로 장기 간접투자가 정착되고 있는 점도 증권업 이익의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주 손해율 부담 털고 '훨훨'
보험주는 작년 말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손해율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며 연초 큰 폭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보험료 인상을 재료로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은 4월 초부터 3∼5%대의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험료 인상으로 손해율이 본격적으로 낮아지면서 실적도 뚜렷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했던 보험료 인상이 확인되면서 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보험료 인상이 손보사들의 영업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연간 4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험료 인상과 함께 글로벌 금리인상 추세에 대한 방어주로서의 매력과 보험업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져 보험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