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주민열람 마감… 강남 "내려달라" 뉴타운 "올려달라"

공시지가 주민열람 마감… 강남 "내려달라" 뉴타운 "올려달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단독주택에 사는 A씨는 올해 주택 공시가격이 6억6100만원으로 고시되자 가격을 5억9000만원으로 내려 달라고 강남구청에 신청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작년 9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낮춰지자 새로 종부세 부과 대상에 포함돼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7일 건설교통부와 서울 지역 각 구청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재산세와 종부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대해 주민 공람을 실시한 결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공람기간 중 공시가격을 바꿔 달라고 요청한 건수는 서울 2400건,경기도가 1100건 등 전국적으로 4000여건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종부세 등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을 낮춰 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라면서 "특히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권과 분당 용인 등 경기 남부권에서 이런 요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단독주택도 상당수가 공시가격 하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독주택이 총 1만339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에서는 173건의 주민 의견 중 하향 요구가 170건에 달했다.

서초구(전체 9019가구)는 제출된 주민 의견 113건 모두가 공시가격을 낮춰 달라는 요청이었다.또 종로구에서는 주민 의견 120여건 가운데 60%가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중구에서는 8000여명의 단독주택 거주자 중 53명이 주택가격 정정을 요구한 가운데 42명이 가격을 20~30% 낮춰 줄 것을 희망했다.

3만6000여가구의 단독주택이 있는 성북구에서는 34건의 주민 의견 중 하향 요청이 20건이었다.반면 재개발이 추진되는 강북 뉴타운지역 내 단독주택 주민들은 늘어나는 재산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더 받기 위해 오히려 공시가격을 더 올려 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종로구에서는 교남 및 창신뉴타운을 중심으로 전체 주민 의견의 40% 정도가 인상을 요구했다.

특히 뉴타운 후보 지역으로 지정된 창신동과 숭인동에서는 32건의 이의신청 중 30건이 공시가격을 더 높여 달라는 요청이었다.

서울시는 뉴타운 등 재개발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강북 지역에서는 재산세를 좀 더 내더라도 보다 많은 보상비를 받기 위해 공시가격 상향 조정을 원하는 반면 강남권과 일반 주거지역에서는 재개발 사업이 적은 탓으로 세금 부담을 느낀 주민들의 하향조정 요구가 많은 편이라고 분석했다.건교부와 구청 등 기초자치단체들은 이번 주민 의견을 수렴,주택 가격을 재조사해 오는 28일 공시가격을 결정 고시하며 해당 주민들은 5월 한 달 동안 이의 신청을 정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김철수·김태철·강동균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