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 … 결혼시즌 불구 귀금속 상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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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6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금 장신구 거래가 위축되는 등 관련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값 정보업체 골드인포에 따르면 9일 현재 국내 시장에서 순금 한 돈은 도매가 기준 7만3000원으로 작년 이맘 때(5만8000원)에 비해 26%나 올랐다.이처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백화점과 동네 금은방은 물론이고,종로·강남 등 귀금속 도매상가에도 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8일 오후 2시 종묘 인근의 한 귀금속 도매상가.
한 층에 스무 곳 정도의 점포가 모여 있지만 상가로 들어서는 고객은 30분이 지나도록 단 2명이 고작이었다.그나마 그 중 한 명은 금값이 올랐을 때 판다며 장롱 속 금붙이를 가져온 사람이었다.
도매점포인 금화사의 주인 김모씨는 "최근엔 금을 팔려고 가져 오는 사람만 있고,돌반지는커녕 결혼 예물을 알아보는 손님도 없다"고 말했다.
돌반지를 축의금으로 대신하는 이도 늘고 있다.돌잔치 선물을 알아보러 귀금속 상가를 찾았다는 회사원 조상훈씨(34)는 "백화점에서 한 돈짜리 금반지를 8만3000원 달라고 해 혹시 도매상가는 쌀까 해서 와봤다"며 "금반지 값으로 생각했던 5만원을 현금으로 봉투에 넣어 건네야겠다"고 말했다.
쌍춘년을 맞아 혼수시장이 전체적으로 활황이지만 예물용 보석시장만은 썰렁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덩달아 다른 귀금속 값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백화점에서 작년에 3만9000원에 팔리던 은수저 한 벌은 5만4000원으로 값이 38%나 올랐다.
이렇다 보니 예비 신랑·신부들은 귀금속 예물을 생략하거나 소재보다는 디자인을 생각한 '패션 주얼리'로 대체하는 추세다.
일부는 아예 현금으로 주고 받기도 한다.
조영진 신세계백화점 본점 웨딩매니저는 "전통적으로 예비 시어머니가 신부에게 주는 금 쌍가락지를 빼면 금이나 다른 귀금속이 들어간 예물은 아예 빼겠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금 관련 귀금속·장신구 시장이 찬바람을 맞은 반면 지속적인 금값 상승을 예상한 '금 테크'는 활기를 띠고 있다.
고객이 맡긴 돈으로 금괴를 사들여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설계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상품은 지난해 11월 가입액이 금 32kg어치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136kg어치가 단숨에 팔려 나갔다.
신한은행 강남PB센터의 박관일 팀장은 "부자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5000만∼1억원 정도를 금 관련 상품에 넣어두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금값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개미'들의 추격 매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종현·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금값 정보업체 골드인포에 따르면 9일 현재 국내 시장에서 순금 한 돈은 도매가 기준 7만3000원으로 작년 이맘 때(5만8000원)에 비해 26%나 올랐다.이처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백화점과 동네 금은방은 물론이고,종로·강남 등 귀금속 도매상가에도 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8일 오후 2시 종묘 인근의 한 귀금속 도매상가.
한 층에 스무 곳 정도의 점포가 모여 있지만 상가로 들어서는 고객은 30분이 지나도록 단 2명이 고작이었다.그나마 그 중 한 명은 금값이 올랐을 때 판다며 장롱 속 금붙이를 가져온 사람이었다.
도매점포인 금화사의 주인 김모씨는 "최근엔 금을 팔려고 가져 오는 사람만 있고,돌반지는커녕 결혼 예물을 알아보는 손님도 없다"고 말했다.
돌반지를 축의금으로 대신하는 이도 늘고 있다.돌잔치 선물을 알아보러 귀금속 상가를 찾았다는 회사원 조상훈씨(34)는 "백화점에서 한 돈짜리 금반지를 8만3000원 달라고 해 혹시 도매상가는 쌀까 해서 와봤다"며 "금반지 값으로 생각했던 5만원을 현금으로 봉투에 넣어 건네야겠다"고 말했다.
쌍춘년을 맞아 혼수시장이 전체적으로 활황이지만 예물용 보석시장만은 썰렁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덩달아 다른 귀금속 값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백화점에서 작년에 3만9000원에 팔리던 은수저 한 벌은 5만4000원으로 값이 38%나 올랐다.
이렇다 보니 예비 신랑·신부들은 귀금속 예물을 생략하거나 소재보다는 디자인을 생각한 '패션 주얼리'로 대체하는 추세다.
일부는 아예 현금으로 주고 받기도 한다.
조영진 신세계백화점 본점 웨딩매니저는 "전통적으로 예비 시어머니가 신부에게 주는 금 쌍가락지를 빼면 금이나 다른 귀금속이 들어간 예물은 아예 빼겠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금 관련 귀금속·장신구 시장이 찬바람을 맞은 반면 지속적인 금값 상승을 예상한 '금 테크'는 활기를 띠고 있다.
고객이 맡긴 돈으로 금괴를 사들여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설계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상품은 지난해 11월 가입액이 금 32kg어치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136kg어치가 단숨에 팔려 나갔다.
신한은행 강남PB센터의 박관일 팀장은 "부자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5000만∼1억원 정도를 금 관련 상품에 넣어두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금값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개미'들의 추격 매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종현·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