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헌 현대종합상사 사장, 취임 2년 고뇌 등 담아 장문의 글 올려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된 사장이 직원들 월급 올려야 한다고 했을 때 채권단의 반응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한테는 급선무 중 하나였습니다.결국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전명헌 현대종합상사 사장이 최근 취임 2년을 맞아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장문(長文)의 글을 올렸다.

이글 곳곳엔 워크아웃 기업 최고경영자로서 그동안 겪은 고뇌와 어려움이 배어 있어 임직원들 사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첫 출근하던 날 회사 분위기를 '초겨울 유리창 창틈으로 스며드는 찬바람같은 썰렁함'으로 표현한 전 사장은 "그룹사 수출 대행에만 익숙해 있던 우리는 상상보다 훨씬 허약한 체질을 갖고 있었다"면서 "(과거)그룹 계열사도 거래선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인지하도록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중국 칭다오 조선소 사업 관련 계약을 체결한 2004년 11월29일을 새로운 역사를 만든 뜻 깊은 날로 기억했다.

전 사장은 "국내 합작파트너가 돌연 마음을 바꾼 뒤 (우리의) 30년 가까운 해외조선 수주 경험 등을 들어 채권단에 단독 진출을 설득해야 했다"며 "정식으로 영업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에 28척을 수주,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끝으로 "우리 회사는 내실있고 장기적인 수익원을 갖춘 종합상사로 정상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