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에버랜드‥알고보니 에너지·웰빙·리조트 기업

에버랜드가 오는 17일 개장 30주년을 맞는다.

1976년 4월17일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후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것이다.지금까지 에버랜드를 다녀간 입장객은 총 1억4600만명.지난해에만 850만명이 찾았을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세계 유일의 복합 동물연출공간인 '사파리',세계 최초의 실내외 복합형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는 해외에까지 소문이 나 연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하지만 에버랜드라는 테마파크가 삼성에버랜드라는 기업의 모든 것은 아니다.일반인들은 경기도 용인에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는 형형색색의 놀이공원과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양의 에버랜드 리조트 로고(네이처 휠)를 통해 삼성에버랜드의 이미지를 그리지만 실상 이렇게 화려한 테마파크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적다.

지난해 매출(1조3058억원) 가운데 레저사업(테마파크+골프장) 부문의 매출은 3222억원으로 전체의 24.7%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연간 500억원을 넘나드는 5개 골프장의 매출을 제외하면 그 비율은 더 낮아진다.◆종합 레저 단지화 지속

그러나 삼성에버랜드의 대표 사업장인 에버랜드 리조트가 갖고 있는 상징성,점증하는 브랜드 파워 등을 감안하면 에버랜드를 앞세운 레저사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4개 사업부문 중 가장 담대하고 파격적인 비전은 레저사업에 집중돼 있다.에버랜드는 우선 중국 홍콩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외국인 관광객을 연간 100만명 이상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조만간 다양한 레저시설을 추가로 개발하고 대형 숙박시설을 갖춰 '장기 체류형 종합 리조트타운'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미래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자인 영상 콘텐츠 등 소프트 분야의 사업 영역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헬스케어' 착수


삼성에버랜드의 사업구조는 △레저 △식음ㆍ유통 △자산관리 및 에너지 △환경개발 등의 4개 부문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차별화된 식단과 운영시스템을 통해 산업체 오피스 병원 학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사업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의 유통 거점을 중심으로 신선한 먹거리를 적시에 공급하고 있다.

1998년 삼성에버랜드가 이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에선 "삼성 같은 대기업이 왜 그런 사업까지 하느냐"라는 핀잔도 있었지만 삼성 특유의 '관리 기법'이 적용된 철저한 위생 관리와 과학적인 물류시스템 등을 통해 국내 급식사업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노빈 사장은 "급식사업도 단순히 한끼 식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기 위하여 '헬스케어(health care)'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도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절감 사업 해외 진출


지난해 3584억원의 매출을 올린 자산관리 사업 역시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며 착실하게 실적을 쌓아올리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감사업은 국내에 경쟁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데다 최근 고유가 지속과 함께 기후변화협약을 비롯한 국제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움직임과 맞물려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관련 매출만 200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삼성에버랜드가 에너지 절감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축적된 빌딩관리 노하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전신은 상업용빌딩과 공공건물,교육시설 등에 대한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중앙개발'이었다.

그러다 보니 생래적으로 건물의 열관리 시스템이나 에너지 누수를 차단하는 기술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런 노하우를 산업시설이나 아파트,대형 건물 등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설계와 시공-사후 관리로 확대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 여세를 몰아 "연내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라는 구상을 밝히면서 "고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시장 선점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단지개발의 선두

박노빈 사장이 올해 내건 경영 슬로건은 '가꾸자 핵심사업,펼치자 신규사업'이다.

5대 주력사업의 내실을 다져가면서 관련 신규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해외시장도 넓히자는 것이다.

박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신규사업 중에는 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방식의 공기청정제품 개발과 딱딱한 도시형 건축물에 물과 음악 및 조경감각이 흐르는 '감성정원'도 들어 있다.

박 사장은 "이 사업은 자산관리 부문의 에너지 절감사업,레저 부문의 리조트 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며 "각 사업부는 서로 이질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시너지를 구현할 분야가 무척 많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에버랜드는 그동안 주거공간,골프장 및 테마파크의 친환경적 개발 및 조경,환경복원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년 연속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서울시 조경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걸친 경험과 노하우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역사와 전통으로 승화될 것이고 삼성에버랜드는 이를 자양분으로 세계적인 종합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