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시설 대폭 확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성공했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또 다시 대규모 우라늄 농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모하마드 사이디 이란 원자력기구 부의장은 12일 방송을 통해 "올해 말까지 나탄즈 핵 단지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3000개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원심분리기를 5만4000개 규모로 늘릴 예정이며 이 같은 계획을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164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원심분리기 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이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의 핵 개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이란에 대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때"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이란 방문길에 나선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정부측과 회담을 가질 때 핵확산방지조약 의무 준수를 더욱 강력히 요구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외교부 성명을 통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특히 중국은 이를 위해 이란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의 핵 관련 보고서를 접수하는 오는 28일쯤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란 핵 문제 등으로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던 국제 유가는 다소 진정 기미를 보였다.이날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36센트 하락한 68.62달러로 마감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