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Nucor식 경영' 배우기 바람

"일본에 도요타가 있다면 미국엔 뉴코어(Nucor)가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델타항공 등 미국의 전통 대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유독 미국 최대 제철회사인 뉴코어만은 높은 실적 향상을 기록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000년 46억달러였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작년엔 127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순이익도 같은 기간 13억달러로 4배나 뛰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예술적 경지에 다다른 동기부여 경영'(Art of Motivation)에서 성공 요인을 찾으며 "어려움을 겪는 미국 기업들이 뉴코어식 경영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철저한 성과급ㆍ집단 인센티브제

미국 철강업체 직원의 기본급은 시간당 16~21달러이지만 뉴코어는 10달러밖에 주지 않는다.하지만 무결점 철강 제품 생산에 따른 보너스를 받으면 임금은 기본급의 3배까지 늘어난다.

작년 뉴코어 노동자들은 평균 7만9000달러의 연봉(성과급 포함)을 받았는데 사상 최고 실적에 따른 추가 성과급과 이익공유분으로 2만달러의 보너스를 더 받았다.

신상이 있는 만큼 필벌도 있다.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버클리 공장에선 노동자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발견,이를 출하하지 않을 때는 보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끝난다.

그러나 불량 제품이 출하되면 받을 보너스의 3배만큼 성과급이 줄어들게 된다.

팀워크도 중시된다.

공장 매니저의 보너스는 자기 공장 실적이 아니라 전체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다른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니저나 기술자들이 두팔 걷어붙이고 달려간다.


○오너(owner)의식으로 무장

1999년 은퇴한 창업자 F 케네스 아이버슨은 "직원들에게 봉급을 많이 주고,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고,실질적 권한을 이양하면 시간급 직원들조차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일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사업의 최전선에 있는 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과감하게 그들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실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풍을 만들었다.

직원 모두가 '내가 오너'라는 의식을 갖도록 경영진도 신경쓴다.

매년 연차보고서에는 직원 한사람의 이름을 일부러 커버에 올린다.

현 최고경영자인 대니얼 디미코가 직접 영업현장에서 세일즈에 나서고 전용 주차장도 없이 일하고 사무실에선 직접 커피를 타마신다.

미국 CEO들은 대개 공장 노동자의 400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데 디미코 CEO는 작년 23배 많은 연봉(230만달러)을 받는 데 그쳤다.

뉴코어는 이제 벤처가 아닌 대형 철강업체로 성장했는 데도 이런 경영철학의 핵심을 유지하고 있다.


○뉴코어식 경영 확산될까

미국의 일반적 회사들은 명령과 관리 모드에 수십년간 익숙해져 있어서 직원들을 믿고 기업이 이룩한 부(富)를 나눠가지려는 뉴코어식 경영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비즈니스위크는 그러나 "뉴코어가 인수한 제철공장들이 처음엔 이상한 임금 체계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뉴코어 '사도'들에게 설복당하고 말았다"며 뉴코어 신화가 빨리 확산되는 길이 미국 경제가 살 길이라고 시사해 관심을 끌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