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車 살리기' 머리 맞댄다‥부시-美 자동차 빅3 CEO 내달 회동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위기에 몰린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신음'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들과 내달 중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진입하려는 현대차 총수 정몽구 회장을 구속수사키로 결정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눈길을 끈다.

○부시.자동차업계 머리 맞댄다

뉴욕타임스 CNN머니 등 미국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내달 중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퇴직자 의료비 부담 문제,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 등 에너지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CNN머니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번 회동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달 18일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모임에는 GM의 릭 왜고너 회장,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크라이슬러 그룹 사장인 톰 라소다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빅3 최고경영자들이 개별적으론 부시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지만 한 테이블에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조쉬 고타이머 포드자동차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업계 대표의 만남은 최근 백악관과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된 결과"라며 "조만간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 GM과 포드가 파산 등의 위기를 모면해 갈 수 있을지 업계 전문가들도 의문을 갖기 시작한 때에 이번 회동이 예정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까진 직접적 지원은 시사하지 않고 있다.지난 1월 한 인터뷰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지원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 업계 소식통은 "자동차 업계가 정부의 긴급 구제조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동 사실만으로도)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은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연금 핵심의제 될듯

이번 회동에선 △퇴직자 의료비 지원과 연금 △엔화 관련 환율이슈 △에탄올 연료 사용 등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할 때마다 1500달러에 달하는 퇴직자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등 아시아 자동차 회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

환율 문제에선 자동차 빅3들은 중국 위안화의 절상보다 엔화의 절상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주장이다.특히 왜고너 회장은 최근 엔화의 저평가로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어 이번 회동에서 어떤 수위의 대책을 요구할지 주목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