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실채권 9000억弗‥세계 금융위기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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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 있던 중국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규모가 4년 사이 두 배가량 증가해 9000억달러(855조원 상당)에 이르렀다는 추정이 나왔다. 이는 외환보유액 8750억달러(830조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부실채권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취약한 금융 시스템과 맞물려 세계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업 부문이 블랙홀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미국의 다국적 회계법인인 언스트&영이 최근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를 9000억달러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언스트&영은 "세계 각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유독 중국만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실 채권이 불어나고 있는 것은 농업 부문에 대한 지원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건설은행 등 4대 국책 은행과 11개 주요 민간 은행의 부실 채권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각 지역별로 산재해 있는 농업신용회사들의 부실 채권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희곤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작년에 홍콩 증시에 상장한 건설은행을 비롯해 올해 해외 증시 상장을 앞둔 공상은행 등은 부실을 어느 정도 털었지만 농업신용회사의 부실채권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 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금융시스템
중국 정부는 부실채권 문제를 심각한 경제 현안으로 인식,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1999년 부실 채권이 가장 많은 4대 국책은행 아래 각각 자산관리공사를 설립했다.지난 3월 말까지 4대 자산관리공사가 처리한 부실 채권은 8663억4000만위안(1위안은 약 117원)이다.
이는 이들 회사가 6년 전인 99년 4대 국책은행으로부터 떠안았던 전체 부실 채권(1조4000억위안)의 60%에 이른다.
또 11개 주요 민간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문제는 취약한 금융 시스템에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40%의 부실 채권을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만 1000억위안의 부실채권 경매가 실시됐다.
그러나 부실 채권을 거래할 시장이 없어 정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잠재된 금융 위기
중국 경제가 당장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과열이다.
고정자산 투자가 급증하고 지난 10년간 안정됐던 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투기 바람을 타고 급등해 버블이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실 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추가 긴축을 권고했다.
그렇다고 당장 금융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풍부한 외환보유액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2003년 이후 경상 흑자를 유지하고 매년 평균 500억달러의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
○농업 부문이 블랙홀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미국의 다국적 회계법인인 언스트&영이 최근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를 9000억달러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언스트&영은 "세계 각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유독 중국만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실 채권이 불어나고 있는 것은 농업 부문에 대한 지원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건설은행 등 4대 국책 은행과 11개 주요 민간 은행의 부실 채권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각 지역별로 산재해 있는 농업신용회사들의 부실 채권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희곤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작년에 홍콩 증시에 상장한 건설은행을 비롯해 올해 해외 증시 상장을 앞둔 공상은행 등은 부실을 어느 정도 털었지만 농업신용회사의 부실채권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 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금융시스템
중국 정부는 부실채권 문제를 심각한 경제 현안으로 인식,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1999년 부실 채권이 가장 많은 4대 국책은행 아래 각각 자산관리공사를 설립했다.지난 3월 말까지 4대 자산관리공사가 처리한 부실 채권은 8663억4000만위안(1위안은 약 117원)이다.
이는 이들 회사가 6년 전인 99년 4대 국책은행으로부터 떠안았던 전체 부실 채권(1조4000억위안)의 60%에 이른다.
또 11개 주요 민간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문제는 취약한 금융 시스템에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40%의 부실 채권을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만 1000억위안의 부실채권 경매가 실시됐다.
그러나 부실 채권을 거래할 시장이 없어 정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잠재된 금융 위기
중국 경제가 당장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과열이다.
고정자산 투자가 급증하고 지난 10년간 안정됐던 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투기 바람을 타고 급등해 버블이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실 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추가 긴축을 권고했다.
그렇다고 당장 금융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풍부한 외환보유액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2003년 이후 경상 흑자를 유지하고 매년 평균 500억달러의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