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깎은 지방의원 고액 연봉..강남구 2720만원

국내 최고 부자동네인 서울 강남구 의정비심의위원회는 3일 구의원 연봉을 2720만원으로 결정,구와 의회에 통보했다.

이는 이날 현재 서울지역(25개 자치구)에서 구의원 의정비를 결정한 11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지방의원 유급제가 올해 새로 도입돼 지방의원 연봉이 최근 잇따라 결정되고 있지만 당초 예상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역별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추천하는 지역주민이 심의위원회를 구성,지방의원 의정비를 책정한 결과 3일 현재 16개 광역단체 의원의 평균 연봉은 4683만원,기초단체 의원은 273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충북 증평군은 1920만원,충남 태안군은 2011만원으로 결정돼 종전 명예직 신분으로 받던 의정수당(2120만원)보다도 낮아졌다.광역의원 6000만∼7000만원,기초의원 4000만∼5000만원을 기대하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방의원 보수가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무엇보다 지방의원이 그동안 보여온 의정활동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지역에 있는 자치구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구의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조례를 만든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면서도 해마다 외유 성격이 강한 해외여행은 다녀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의정비를 종전 명예직 수준으로 책정한 순천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자체 재정,기초의원 활동 여건 등과 관련된 우리 현실은 감안하지 않고 외국 처럼 고액 연봉만 주자고 하는 주장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원이 되더라도 종전 직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지방의원 연봉이 깎인 요인이다.배진환 행정자치부 자치제도팀장은 "지방의원 의정비가 해마다 새로 정해지는 만큼 지방의원들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느냐에 따라 연봉 수준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강동균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