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펀더멘털 훼손 우려"

신용평가회사인 한국기업평가가 현대자동차의 대외 신인도 하락과 사업 차질로 인한 펀더멘털(기업의 기초체력) 훼손을 우려,상시 모니터링(감시)에 들어갔다.

국내외 신용평가사 중 검찰 수사 이후 현대차를 모니터링 대상에 올린 곳은 한기평이 처음이어서 다른 평가회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한기평은 4일 '현대차그룹 사태에 대한 견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현대차그룹 사태가 신용등급을 당장 조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경쟁력 저하로 기업 펀더멘털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특히 "최고경영자의 부재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경영 의사결정이 지연될 가능성과 그로 인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외 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활발한 글로벌 현장 경영을 펼쳐온 정몽구 회장 구속이 현대차의 해외 사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한기평은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기간별 영업실적과 지역별 판매실적,자금수지 등 재무여건뿐 아니라 위기관리 능력 등 그룹 전반에 걸친 시스템 작동 여부 등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한기평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현지화 사업은 환율 위험에 대한 대처와 세계 시장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위상을 정립하고자 하는 그룹의 전략상 매우 유효한 대안으로서 그 타당성이 인정된다"며 "수조원 단위의 막대한 투자자금이 들어가는 해외 사업의 중요성에 비추어 만약 현재의 투자계획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룹의 대외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기평의 고광호 책임연구원은 "기업의 신용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됐을 때 상시 모니터링에 들어간다"면서 "현대차의 경우 올 들어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 등 악화한 영업 환경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겹쳐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