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금부터 내리막 vs 경기회복 유효..환율 변수-외국계

외국계증권사의 한국 경제 진단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지금부터 내리막이라는 우울한 전망부터 소비가 버텨줄 수 있다는 경기 회복 유효론까지.

◎ 메릴린치..경기 회복 유효하다메릴린치증권은 경기 회복의 두 축이었던 소비와 수출 모두 초기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으나 그래도 소비 부문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TJ 본드 연구원은 "자산가격 상승과 고용시장 경색 등이 내수 경기를 지지해주며 올해 4.5%의 소비 증가율 달성은 무난하다"고 전망.그러나 원화 강세나 글로벌 테크 사이클 고점 등으로 수출쪽은 추가 둔화를 겪을 것으로 점쳤다.

따라서 상승 흐름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부 선행지표에서 긍정적 움직임이 보인다고 밝혔다.높은 가동률외 기계 수주 증가세나 기업 대출 상승세 등.한편 본드는 "지난달 경제지표가 멈칫거리자 시장 일각에서 긴축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살아나았으나 한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7~98년이나 카드 거품때 한국은행이 충분한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아 고통을 겪었던 만큼 올해 한은의 발걸음은 콜금리 중립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이달 11일 콜금리 인상과 함께 주택가격이나 소비신용이 계속 오를 경우 콜금리는 중립(5.0~5.5%) 수준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특히 핵심물가지수가 목표치를 밑돈다고 하나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탈 수 있다고 지적하고 3분기중 밴드를 더 늘리고 중간 지점을 낮춘 새로운 목표물가치(1~3%) 가 발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도이치뱅크..지금부터 내리막

도이치뱅크 스티브 마빈은 "국내외 경제분석가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지난해 2분기이후 명목 GDP 성장률이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원자재가격이 원화 절상을 압도하면서 수입 디플레이터(=물가지수)만 상승할 뿐 수출이나 가계지출 디플레이터는 부진을 면치못해 제조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빈은 "또한 1분기 GDP내 수출 공헌이 급락한 데서 알 수 있듯 순수출이 지난해만큼 떠받쳐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3월의 소비지표들이 극단적으로 위축된 상태는 아니나 공공섹터나 부동산중개업 등에 치우친 일자리 창출은 향후 소비 둔화가 전개될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달 간격으로 급등락을 오가는 건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감안할 때 당분간 GDP 공헌도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

마빈은 "총 산출량과 반도체를 뺀 산출량간 격차가 전혀 줄어들지 않아 단일 품목 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하고"이 와중에 재고축적의 신호가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비자발적 재고 축적으로 단시일내 생산을 압박할 것으로 단정짓기에 아직 이르나 미국의 최종수요에 좌우되는 수출 동향이나 내수 증가율이 흔들리고 있어 그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재고조정기간의 고통은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UBS..올 상반기 일시 강세후 내년 경기 급랭

UBS증권의 이코노미스트 던칸 울드릿지는 기대이상의 1분기 GDP를 감안해 올해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를 4.2%에서 4.6%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유가와 원화 강세 효과의 반영이 강화되면서 내년 실질 GDP 증가율은 3.7%에 그칠 것으로 수정했다.종전 전망치 4.2%.

울드릿지는 "특히 소비부문에 대해 4~5%의 증가율을 기대하는 컨센서스와 달리 2.5~3.0%까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앞으로 2년간 가계수입이 부진하면서 소비 성장률을 제한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울드릿지는 이어 "올해 연말 원달러 전망치는 950원에서 875원으로 대폭 낮춘 반면 내년말 수정치는 900원(종전 925원)으로 올해보다 높게 제시한다"고 밝혔다.기업이익 감소와 무역수지의 적자 전환이 내년중 환율을 끌어 올릴 것으로 평가.

한경닷컴 박병우 기자 parkbw@hankyung.com